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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일라 Sep 25. 2019

'WANT'와 'NEED' 의 차이점


'원하는 것'와 '필요한 것'의 중간지점은 어디일까?



    살면서 이것 저것 필요한 때는 많지만 오히려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원하지만, 결코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있을테고 내게 필요하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것도 존재한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간지 n년차기에 이제 짐을 싸는데는 달인 가까운 무언가가 되고 있지만 짐을 버리는데는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나. 그렇게 줄이고 줄였는데도 무슨 짐이 이렇게나 많은지. 내게 필요한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 내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 이 네가지를 추려봄으로서 내 삶의 밀도를 조금이나마 높여 보기로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내게도 안정적인 경제적 수입이 가장 필요한데, 삶을 영위하는 데에는 일시적인 수입income 보다는 궁극적으로 자산asset 이 높아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내 자산이 커지는 데에는 뭐가 필요할까? 일단은 내 능력치를 필요로 하는 사회가 필요하고 그 공동체 안에서 활동할 수 있는 내 육체와 정신이 필요하다. 일정하게 쌓일 수 있는 부는 어떤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인지, 뭘 공부해야하는지 알 길이 없다. 월급이나 주식 등 규격화 되있는 플랫폼 외에 최근 부상하고 있는 암호화폐, 1인 미디어 등 다양한 방법또한 넘쳐나는 시대기에 일단은 닥치는대로 읽고, 쓰고, 공부하고 경험해보는 수밖에.



    필요한 것들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장비’. 악기나 전자기기 등 삶을 테크니컬하게 만들어 주는 각종 다양한 물건들, 최소 2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해줘야 하고 바꿔줘야 하는 불편함 또한 동반하지만 가장 필요로 함을 부정할 수 없는 것들이 바로 장비다. 작년 새로 들인 아이맥, 스튜디오 로직, 키보드 등 장비에만 쏟은 비용이 얼마인지... 일종의 투자라고 볼 수 있지만 부담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내가 주어진 물건들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없으면 없는 대로 살기도 하는 자유로운 삶을 (반강제로) 추구하며 살아야지 뭐.



 


바란스-Balance 를 맞출 수 있을까?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을 꼽으라면 정신적 안정감이다. 불안감, 초조함, 불면증 등을 완화시켜주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감정인 이 '안정감' 은 일상에서 다양하게 얻을 수 있는데, 소스는 한정적이거나 일시적일 지라도 정리를 해보자면 두가지, 바로 환경과 사람으로 나뉜다. 사람에게서 얻는 안정감이란 사랑, 존경, 익숙함, 편안함 등에서 걸러지고 때로는 새롭거나 또는 익숙한 관계에서 얻어지기도 한다. 내게는 없는 것을 상대방에서 찾기도 하는데 그 갈망을 채워주는 상대를 만나기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다. 스치는 인연이라도 소중히 대해야 하다보면 언젠간 그런 인연을 만날 수 있게 될까.



     환경에서 걸러지는 안정감이란 익숙한 내 루틴 속 장소를 말한다. 내 방, 침대 위, 또는 일터, 취미생활 등을 이루는 모든 장소들. 또는, 이상적 장소들 (자연 속, 고요한 장소, 편안한 쉼터 등) 이 되겠다. 내가 속한 공간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에 현재 나의 주거지가 심리요소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건축 환경은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때도 항상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우리의 기분과 정서, 공간 내에서의 신체감각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 주어진 환경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의 심리 상태를 헤아리는데 도움이 된다.



    내게 필요한 것 다른 하나는 건강한 육체이다. 아무리 돈이 많거나 장비가 많아도 내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도로묵이라는 절대적인 사실! 특히 여름엔 저하되는 체력 방전과 고갈의 쓴맛을 올해 기록적으로 40도까지 올라갔던 파리의 여름 덕분에 여러번 맛본 나는 건강함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중이다. 더위엔 힘을 쓰지 못하는 체질이지만 그렇다고 추위엔 강한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늘 적당한 텐션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수시로 운동으로 다져야 하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며 내게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시간이다. 늘 시간에 쫓기는 나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실 시간을 잘 분배하고 효율적으로 쓰는 능력을 겸비하는 것이 중요한데, (정신줄 놓으면) 까딱하면 며칠이 지나있는 데다 하고 싶은 것은 많아 늘 to-do 또는 to-read 리스트를 주렁주렁 달고 산다. 영화 어바웃타임에서 배우 빌 나이는 과거와 현재를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과거로 돌아가 같은 책을 여러번 읽는데 능력을 썼다고 한다. 과거로 돌아가 읽었던 책을 또 읽는 것이다. 이 얼마나 훌륭한 쓰임법인지! 읽을 책은 많고, 쓸 것도 넘쳐나 감당이 안되는 나는 아마도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면 비슷한 목적으로 쓰지 않을까.



    잘 살펴보면 필요한 것이 곧 원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하지만 ‘원한다’의 성질은 조금 더 감정적인 부분이 가미되어 있어 숫자나 통계 또는 내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계산 따위가 포함되지 않는다. 단순하게 내 마음이 따라가는, 향하고 있는 지점을 살펴보면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알아가는 것만으로 내 자신과의 대화를 좀 더 깊이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물론, 내가 원한다고 모두 가질 수 있는 세상이면 좋으련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으니 상상만으로 즐기자는 것!



    심리상담에서도 진정한 ‘공동체’ 또는 ‘관계’ 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파리든 서울이든 좋은 사람들과 좋은 모임은 많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붕 떠있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곤 하기에 지금 느끼는 불안감이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는 맥락인데, 이상하게도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서도 그렇게 사무치게 사람이 그립다. 정확히 말하면 존중과 사랑을 원하는 것이 아닐까. 녹색당 정책위원 조경숙 님이 말씀하신 비하하지 않고 존중하며 섬세하게 말 걸기 라는 글귀는 모두에게 필요한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며 대안을 말해야 한다. 이러한 고찰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겉으로는 좋아보이지만 사탕발림이 넘치는 관계, 배려가 실종된 수직적인 관계, 일방적인 관계 모두 피하고만 싶고, 피하는 것이 옳으리라. 곁에 남아있는 고마운 사람들도 그렇지만, 앞으로 곁에 올 미래의 사람들을 그리는데에도 시간은 모자르다. 진정으로 서로를 위하는 방향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봄직 한 것들과 함께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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