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아침잠에서 갓 깨어난 준이를 토닥여 주며 아침밥을 먹이고 씻기고 챙기다 보면 보통 오전 10시쯤 캠핑장으로 출발하게 된다. 캠핑장에 도착해서 피칭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포함해서 준이의 점심밥을 늦기 않게 챙겨 주기 위해서 거리가 먼 곳보다는 2시간 정도의 거리의 캠핑장 위주로 다니게 되었다.
어쩌다 차가 막히는 날이거나 늦게 출발했을 때 점심 겸 저녁으로 밥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마음이 꽤나 불편했고 준이의 짜증도 최고 레벨을 찍었다. 분명 배가 고플 텐데 노느라 배가 고프지 않다고 말하면서 뽀뽀로 주스와 약과를 입안에 가득 넣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파주, 강화도 근처만 찾게 되었고 가끔씩 가평, 포천으로 캠핑을 다녔다.
비슷한 지역에서 여러 번 캠핑을 하다 보니 조금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근교에 있는 캠핑장 대부분은 사이트 간격도 좁아 텐트 주차장 같단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텐트 안에 앉아 있으니 그곳이 그곳 같았고 저곳도 그곳 같았다. 다른 지역의 인기 있는 캠핑장을 가보고 싶었졌고 여름이니 준이가 좋아하는 물놀이도 하고 싶었다. 이번 여름휴가엔 다른 곳으로 떠나 보기로 했다.
춘천 문배골 캠핑장.
여름엔 수영장과 작은 또랑이 흐르고 무한 얼음 제빙기와 세탁기가 있고 단골 캠퍼들이 많은 곳으로 모든 사이트에 타프가 설치되어 있어 우중 캠핑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했다.
이른 출발을 위해서 전날 큰 짐들은 트렁크에 미리 넣어두고 알피 쿨 냉장고와 먹을거리만 당일에 챙겨서 출발했다. 아직 졸린 눈을 비비며 소파에 누워있는 준이의 입에 미리 만들어 놓은 주먹밥 하나를 넣어주었다.
"안 먹어! 배 안 고파!"
"우리 멀리 갈 거야. 차에서 3시간이나 있어야 돼서 배고파"
"아냐 배 안 고파!"
"이거 5개만 먹고 끝 하자"
주먹밥으로 밀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남편이 또 시작되었다는 눈빛으로 힐끗 쳐다보더니 짐을 챙겼다.
하루 삼시세끼 중에서 아침밥 먹이는 것이 제일 힘들다.
특히나 어린이집 등원 준비와 나의 출근 준비를 함께해야 되는 평일 아침밥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큼 힘들다. 아이를 위해 밥에 대한 고집을 내려놓았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배고플 것이 분명함을 알기에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끝내 내려놓지 못했나 보다.
남편은 한 끼 정도 그냥 지나치면 어때서 그러냐며 삼시 세 끼에 너무 집착한다고 말한다.
그러게, 나는 왜 삼시 세 끼에 이토록 집착하는 걸까.
나 역시 끼니를 꼭 챙겨 먹는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나는 준이에게 아침, 점심, 저녁을 다 챙겨 먹여야 된다는 의무감과 함께 집착이 공존한다.
맞벌이를 시작하고 준이를 어린이집에 하루 종일 보낸 그때부터 그랬던 걸까.
매일 자고 있는 아이를 깨우고 매일 비슷한 아침밥으로 매일 억지로 먹이고 매일 시간에 쫓겨 먹고 있는 아이를 둘러업고 어린이집을 데리고 갔었다. 그리고 엄마를 기다리다 지치고 놀이터에서 놀다 지친 아이는 저녁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들었다.
그렇게 2년 반을 보냈다.
어린이집에서 점심과 간식을 먹으며 제일 늦게 오는 엄마를 기다리는 준이의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다.
어린이집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간식을 달라고 졸라대고 제일 좋아하는 미니 약과를 두서 개 먹고는 놀이터로 갔다. 놀이터에서 더 놀겠다는 아이를 반강제로 둘러업고 저녁밥 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집에 도착해서 저녁밥을 준비한다. 매일 쟁겨두었던 비상용 떡갈비가 떨어져 새 반찬을 만들고 있으면 준이는 이미 배고픔이 신경질로 바뀌었고 간식을 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어쩔 땐 놀이터에서 간식을 많이 먹은 준이는 저녁밥을 한 입도 먹지 않으려고 했다.
이렇게 매일을 실랑이를 했다. 고작 세 숟가락만 먹 자인데도 입을 열어 주지 않았다.
좋아하는 고기반찬만 올려서 줬는데도 고개를 휙 돌렸다. 그냥 맨 밥만 먹자고 했는데도 아이는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그때 나는 매일 속으로 울었다. 그냥 아이에게 밥만이라도 제대로 먹이고 싶었다.
그렇게 내려놓았다 생각했던 밥에 대한 집착의 소매 끝자락을 아슬아슬하게 잡고 있었다.
어쩌면 그때의 준이는 배가 아니라 마음이 더 고팠을 텐데.
오늘도 아침밥을 먹이려는 엄마에게 백기를 들고 주먹밥 3개를 겨우 먹은 준이를 챙겨서 캠핑장으로 서둘러 출발했다. 다행히 도로는 한산했다.
문배골 캠핑장 입구로 가는 길은 꼬불꼬불 험난한 외길이었다. 남편의 말을 빌리자면 옛날 영화인 '웰컴 투 동막골'에서 나오는 마을 같다고 한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그런 곳에 나무 숲으로 둘러싸여서 온전히 딱 하나만 있는 그런 곳이었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빨리 도착한 우리는 입실 확인을 받고 텐트를 피칭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머무는 3박 4일 동안 비 소식이 있다 했는데 타프를 보니 마음이 든든했다.
노스피크 A6 에어텐트를 가지고 왔는데 돔텐트 하나만 가져왔어도 되겠다 생각했다. 선선한 그늘과 바람이 불어서 덥지 않아 좋았다. 남편이 텐트에 에어를 넣고 장비를 세팅하는 동안 나는 준이와 물놀이를 하기로 했다.
입구에서 본 수영장이 빨리 가고 싶어 발을 동동 구르는 준이는 엄마, 아빠를 기다려줄 생각이 단 1도 없어 보였다.
작은 놀이터 옆에 있는 수영장에는 미끄럼틀 에어바운스가 있었고 기존에 미끄럼틀로 사용한 것 같은 작은 수영장에는 유아 풀장을 따로 있었다.
미끄럼틀 에어바운스는 준이가 타기엔 무서워 보였는데 정작 본인은 타고 싶다며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우긴다. 어쩔 수 없이 준이를 에어바운스 위로 올려주고 미끄럼틀 타고 내려오면 안아주었는데 무서웠는지 두 번 타겠다곤 말하지 않았다. 돌고래 튜브도 타고 발장구 치며 놀고 있으니 남편이 수영장으로 왔다.
이젠 내 차례이다. 준이는 아빠와 함께 놀고 있을 동안 나는 사이트로 돌아가서 정리를 마무리하고 점심밥을 준비했다. 집에서 미리 준비해 온 양념 소불고기를 프라이팬에 볶고 간편식 미역국을 데워서 테이블에 올렸다. 점심밥 준비를 마무리할 때쯤 준이가 엄마를 부르며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기분 좋은 당번제로 번갈아 가면서 육아를 하는 편이다. 나름 각자 전문 분야가 있어서 담당제로 하기도 한다. 블록놀이와 코이카와 헬로카봇 놀이는 남편, 스티커와 그림놀이, 역할놀이, 쿠킹클래스는 내가.
그리고 가끔 준이가 같이 놀고 싶은 사람을 지목하면 군말 없이 해야 되는 지정제도 있다.
이런 제도로 나름 공평하고 재밌게 육아를 하고 있다.
"엄마야~ 엄마야~"
"엄마 나 배고파! 뽀로로 주스 먹을래!"
냉장고에서 뽀로로 주스를 꺼내서 준이 그릇 앞에 두었다. 은근 밥양이 많은 준이는 뽀로로 주스를 다 마시고도 밥을 다 먹기에 준이가 주스와 밥을 같이 먹는 것을 안된다고 하진 않는다. 우리도 밥과 술을 함께 먹는 반주를 하니깐.
5살의 지치지 않는 무한 체력을 소진하기엔 물놀이만 하게 없다. 1시간 넘게 물놀이를 한 준이는 밥을 먹으면서도 눈을 끔벅끔벅거린다. 졸린 준이는 밥을 다 먹었다며 텐트 안에 있겠다고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자진해서 들어갔다.
덕분에 여유 있게 밥을 먹은 나와 남편은 텐트에서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자 설마 하는 생각에 살짝 들여다보았더니 역시나 준이는 쌔근쌔근 낮잠을 자고 있었다.
5살이 되고는 낮잠을 도통 안 자는데 보물 같은 시간을 설거지하며 보낼 순 없어서 테이블을 대충 정리하고 나도 남편도 텐트에 들어가서 다 같이 누워 낮잠을 잤다.
세 식구가 달달하게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캠핑장에 다리 아래 있는 작은 계곡에서 물고기 잡기를 했다. 계곡 물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물고기가 없을 것 같았는데 물고기 달인 아빠는 역시나 작은 물고기를 가득 잡아 채집통에 넣어서 준이에게 보여 주었다. 어쩌다 잡힌 작은 개구리도 한 마리 있었다.
준이는 아빠 옆에 찰싹 붙어서는 자기도 물고기를 잡고 싶다며 잡게 해달라고 귀여운 떼를 썼다.
채집통 가득 물고기와 개구리를 잡고는 뿌듯했는지 함박웃음을 짓더니 다시 물놀이를 하겠다고 수영장으로 뛰어가는 무한 체력의 5살이다. 그 체력이 발산될 때마다 나와 남편은 눈치싸움을 했다. 이번엔 누가 수영장으로 갈 것인가.
이번엔 내가 당첨이다. 완벽한 저녁을 위해 고기를 구워야 되는 남편에 대한 배려로.
문배골 캠핑장은 울창한 나무숲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나무 숲이 햇빛을 가려주는지 8월 여름 같지 않고 선선했다. 사이트는 나란히 한 줄로 되어 있고 의자에 앉으면 눈앞에 나무 숲과 마주 보며 힐링할 수 있어 좋았다.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 오니 선풍기의 배터리가 다 되어 꺼졌는데도 더운지 몰랐다.
매일 오후 5시에 방역을 하고 있어서 날파리, 나방은 본 적이 없었고 모기도 없는지 3박 4일 동안 모기에 물린 적이 없었다. 준이가 좋아하는 메뚜기와 여치들은 사이트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는데 크기가 정말 커서 볼 때마다 깜짝 놀랐다. 어릴 적 꿈이 파블로였다는 아빠 덕에 준이는 곤충 친화적인 아이라서 큰 메뚜기도 무섭지 않은지 잡으려고 같이 뛰어다녔다.
물놀이도 실컷 하고 곤충도 잡으러 다니다 보니 하루가 다 지나갔다.
텐트에서 멀뚱 앉아 있기 심심할 준이를 위해서 준비한 공룡 스티커북을 꺼냈더니 벌써부터 얼굴은 미소 가득이었다. 공룡이라면 뭐든 좋아하는 준이는 공룡 스티커를 뜯어서 붙이느라 한동안 바빴다.
그 사이에 나와 남편은 저녁밥 준비를 했다. 문배골 캠핑장에는 제빙기가 있어서 얼음이 무제한이다. 그래서 조선 하이볼, 소주로 하이볼을 준비했다. 이번 캠핑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신 메뉴이다.
신 메뉴를 준비할 때면 남편은 귀찮게 뭐하러 그러냐고 하면서도 이번 캠핑의 신메뉴는 무엇이냐고 며칠 전부터 물어본다.
토닉워터까지 부으니 둘이서 먹기엔 많은 양의 소주 하이볼이 만들어졌다. 이것만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았다.
미리 마리네이드를 해둔 양갈비를 그리들에 굽고 준이가 먹을 간장 닭갈비도 구웠다. 물놀이를 많이 해서 배가 너무 고프다는 남편의 최애 음식인 꼬치어묵도 함께 준비했더니 테이블에 음식들로 가득 찼다.
왕 방울만 하게 커진 눈으로 준이가 말했다.
"엄마 이러다가 테이블 무너지는 거 아냐?"
"정말 많아!"
너무 많아서 남을 것 같았던 음식들은 전부 우리 뱃속으로 들어갔고 그릇들은 모두 깨끗했다.
저녁 설거지를 끝내고 돌아오니 준이 표정이 시무룩했다.
"준아, 왜? 엄마가 보기엔 표정이 뭔가 말하는 것 같은데"
"심심해! 엄마 심심해!"
안 자던 낮잠을 자버린 탓에 준이는 원래 잘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눈이 말똥말똥했다.
숲이라서 그런지 밖은 어두웠고 놀거리가 다 소진되었는데 이럴 때 참 난감하다.
"혹시 준이가 하고 싶은 놀이가 있어?"
"음, 나는 음식 만들 거야!"
"옛날에 엄마랑 나랑 만들었던 거! 그거 말이야!"
호떡이었다.
아주 초기 캠핑 때 함께 만들어서 먹었던 그 호떡.
아빠가 호떡 굽느라 너무 더워서 힘들었다며 제발 다시는 사지 말라고 했던 그 호떡.
그 뒤로 호떡믹스는 절대 사지 않았다. 호떡믹스는 지금 당장 없으니 준이가 뭐라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있을지 냉장고를 뒤적거렸다. 다행히 준이가 좋아하는 냉동 감자튀김이 있었다. 비상용 간식으로 가져온 것인데 오늘 밤의 구세주가 분명했다.
"여름이라 너무 더워서 호떡을 안 샀어. 대신 준이가 좋아하는 감자튀김을 만들어 볼까? 어때?"
"...... 감자튀김~~ 좋아!!"
사실 그냥 냄비나 그리들에 기름 넣고 튀기면 되지만 그러면 준이가 섭섭할 것 같았다.
큰 그릇에 꽁꽁 얼어 있는 감자스틱을 담고 준이에게 마법의 가루를 뿌려서 맛있게 만들어 달라고 했다.
소금과 후추, 식용유.
활짝 미소를 띤 준이는 열심히 소금과 후추, 식용유를 뿌렸고 남편은 깨끗하게 세척해 둔 그리들을 꺼냈다. 준이는 밥주걱으로 감자스틱을 열심히 휘젓고 나는 그리들에 천천히 감자스틱을 부었다.
기름 튀는 소리와 함께 감자튀김 냄새가 솔솔 풍겼다. 오늘은 불멍 대신 감자튀김 멍을 하기로 했다.
우리 세 식구는 그리들 앞에 둘러앉아 맛있는 감자튀김이 되는 순간을 지켜보았다. 기름이 튀니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더니 준이는 텐트에 들어가서는 자기 선글라스를 쓰고는 나타났다.
뜨거운 감자튀김을 입으로 식혀서 준이 입에 넣어주었다.
"너무너무 맛있어! 엄마도 한번 먹어봐!"
감자튀김을 먹고 기분이 좋아진 준이는 갑자기 계곡에 두고 온 어망을 확인하러 가고 싶단다.
오후에 계곡에서 놀면서 남편이 페트병을 잘라서 어망을 만들어서 계곡에 두었던 것이 생각났나 보다.
나는 어두워서 위험하다고 말리고 있는데 남편은 작은 랜턴 하나를 꺼내 오더니 준이의 손을 잡았다.
"좋아! 준이 모험을 떠날 준비되었나요?"
"네!"
"그럼 모험을 떠나볼까!"
"좋아!"
모험.
준이를 가장 설레게 하는 단어이다.
어느 날부터 그냥 집 앞에 있는 자주 가는 공원을 갈 때도, 상가 편의점에 우유를 사러 갈 때도 남편은 준이에게 모험을 떠나자고 말한다. 그럼 준이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으러 떠나는 탐험가처럼 손전등과 망원경을 챙겨 목에 걸고 운동화를 신고 따라나선다. 우리는 진짜 모험가인 것처럼 작은 벌레가 나타나면 돋보기로 관찰도 하고 개울가를 지날 때는 숨 죽이며 살금살금 걷기도 했다. 집으로 걸어가는 도중에 다리가 아프다며 안아달라고 하는 준이에게 저쪽에 신나는 모험이 있을 것 같다고 속삭이면 주저앉아 있던 준이가 벌떡 일어나서 뛰기 시작한다. 어쩔 때는 보물지도를 챙겨야 된다며 준이와 함께 색연필로 보물지도를 그려서 진짜 지도처럼 보면서 갔다. 별거 아닌 일이 '모험'이라는 단어 하나로 새롭고 흥미진진한 일로 바뀌어 준이를 만화 속 주인공으로 변신시켜준다. 준이의 눈망울은 초롱초롱하다.
밤이라 다칠까 봐 괜히 불안한 나도 그 모험에 함께 동행했다.
페트병 안쪽에 작은 물고기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물고기들을 한참 관찰하고는 다시 사이트로 돌아왔다.
매너 타임은 넘기지 않고 준이를 재우기 위해서 이너 텐트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오늘 재밌었는지, 어떤 것이 제일 생각났는지, 내일은 뭐할지 등의 이야기로 준이의 생각을 말로 이야기하도록 대화를 했다. 생각보다 말이 많은 엄마에게 지쳤는지 졸리다고 눈을 비볐다.
이너 텐트 안의 랜턴 불을 끄자마자 준이는 잠이 들었고 나와 남편은 눈빛 신호로 이너 텐트에서 살금 빠져나왔다. 적당한 바람이 불고 눈앞에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를 들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