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걸려온 전화에 귀를 대고

한글날에 속삭이네

by 서희복

신호음이 겹으로 쌓여도 계속 받지 않았던, 맞은편이 열리지 않을 걸 알면서 손가락이 삐어 잘못 누른 번호에 내가 당첨되었을 가능성이 짙디 짙은 부재중 흔적에 벌컥 회신을 한 건 엄청난 냉동 돌덩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해줘.


그런 느낌이야, 쏘아 올려졌는데 허공 어디엔가 묶여있는 흐늘흐늘, 뚝뚝


ㅇ ㅜ ㅓ ㄴ ㅅ ㅜ ㅇ ㅇ ㅣ ㄸ ㅗ ㅇ ㄱ ㅜ ㅁ ㅓ ㅇ ㅇ ㅡ ㄴ 사 ㅏ ㄱ ㅗ ㅏ

ㅅ ㅏ ㄱ ㅗ ㅏ ㄴ ㅡ ㄴ ㅁ ㅏ ㅅ ㅇ ㅣ ㅆ ㅇ ㅓ ㅁ ㅏ ㅅ ㅇ ㅣ ㅆ ㅇ ㅡ ㅁ ㅕ ㄴ ㅂ ㅣ ㅎ ㅐ ㅇ ㄱ ㅣ

ㅂ ㅣ ㅎ ㅐ ㅇ ㄱ ㅣ ㄴ ㅡ ㄴ ㄱ ㅣ ㄹ ㅇ ㅓ ㄱ ㅣ ㄹ ㅇ ㅡ ㅁ ㅕ ㄴ ㅂ ㅐ ㄱ ㄷ ㅜ ㅅ ㅏ ㄴ


누군가 내 뒷 목덜미를 그곳 2744m 높이에서 시속 300km로 끌어올려 해발 8261m에 -42도쯤으로 맞춰두고 통조림을 만드는 거지. 나는 통조림 뚜껑을 찢고 나와 이렇게 외칠 거야.


똑! 사세요, 딱! 사시고, 떡도 사세요! 곧 8848.86m에 닿을 거예요, 마음 고픈 채로요.


내가 절여진 깡통에서 579개의 한글 자음과 모음이 와글와글 소리치는 거야.


원똥사에

사맛맛비

비길길백

한글덕분

579경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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