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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 공평, 포용, 성장

[영화] 보이 인 더 풀 by 류연수 감독, 2025

by 서희복

보편이나 특별함은 서로 밀당한다. 시대에 따라 규정된 보편이 사회에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운다. 틀에 박혀 안정이라 느끼는 시간과 사건과 공간이 어디까지 부풀 수 있는지, 아니면 쪼그라들어야 하는지 가늠하는 건 지각할 수 있는 능력이 시작된 때부터 인간에게 본능처럼 주어진 힘이다.


어떤 특별함을 나누는 순간 풍선 같은 팽창은 시작된다. 누구라도 세게 누르기만 하면 터진다는 것을 알지만 은밀히 받아들이며 나누는 시간이다. 풋사랑이라 불러도 좋은 미소로 달린다. 질투하다 어느새 헤어져 건조해지지만 틜 싹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대체 그녀에게 온 특별한 상상은 무엇인가. 무엇 하나 그녀 안에 안주하지 않는 평범하다 못해 권태로운 일상들이 어쩌면 더 그 시간의 성장을 제대로 보여준다. 우린 대부분 그렇게 살았지 않나? 괜찮다.


같은 인간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우리는 모두 다르다. 마음도 다르고 몸도 다르고 독특함을 달고 나오기도 한다. 우주처럼. 나도 우주다. 내 방식의 생존 기술로 여전히 씩씩하게 맞서고 있다. 날개를 달고 나오든 아가미를 달고 나오든 인간으로 등록되는 한 인정되어야 할 욕망들이 싹둑싹둑 잘려 나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머리 크기와 그 공기 저항성, 팔 길이와 다리 두께, 근육의 양과 털의 휘날리는 정도, 엉덩이가 움직이는 각도와 발이 닿는 면적까지 똑같아야 공평한 건가 보다.


다름은 낙인이 아니어야 한다. 그 다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타인의 독특함이 좌절보다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은 개인을 둘러싼 견고한 사회에서만 논의가 가능하다.


우주의 발가락을 따라 흐르는 핏자국이 바닥의 물기에 희석되고 푸른 세상으로 나가는 모습은 사회가 아물리지 못한 상처를 딛고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 성장의 고통을 보여준다. 겪어 내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다름에서 시작하여 여러 통증들을 지나 성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내게는 불공평이라는 주제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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