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by 션 베이커 감독, 2017 & 2025
왜!
흥분된 목소리와 호기심 가득한 눈빛이 하늘을 흔든다. 밝은 하이톤의 발랄함이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아무렇게나 앉은 아이들로부터 시작된다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가운뎃손가락을 날리는 아이들의 언어를 읽는다. 어른들이 깔아 놓은 거친 매트 위에서 가장 자신다운 모습으로 뛰고 넘어지고 미끄러지며 웃을 줄 안다.
아이들은 이미 어른들의 마음속에 살고 있다. 어른들이 허락하는 아이들의 시간과 공간이 귀하다. 보이지 않는 튜브로 흘러내리는 세상의 찌꺼기를 그들 나름대로 걷어 내고 자신들의 안전한 영역을 만들어 갈 줄 안다.
억압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경계의 안팎을 들락날락한다. 가능성의 꼭대기와 투정의 한계에도 그게 어디까지 가능한지 들여다보려는 귀여운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세상은 경계가 흐릿한 넓고 무한한 바다다.
생존의 한계 밖으로 밀려나는 사람들, 결국 스스로도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절망의 큰 웃음이 호객하는 거울 속에 그대로 걸려있다. 있는 자들의 벗겨지지 않는 껍데기를 빙글빙글 돌며 얻을 수 있는 것은 다시 나락이다.
어떤 노력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은 까마득히 높은 철문에 끊임없이 머리를 부딪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아이라는 세상에서 자유롭게 허락되는 언어와 몸짓으로 어른들이 세상을 지켜내는 방식에 다가가게 한다.
막 울음을 터뜨리려는 어른을 직감하는 농담 같은 한 마디가 깊숙이 가슴을 후빈다. 자신들의 세상을 제대로 접수하며 살지만 불안이 체념으로 바뀌는 순간마저 터지는 눈물로 인정하는 아이는 이미 아이가 아니다.
어떤 어른은 떠나야 하고 남은 어른은 아이를 안아줄 가슴을 잃는다.
친구의 눈물을 받아 들고 아이가 친구 손을 꼭 잡고 뛰어가는 곳은 어디일까. 어디여야 할까.
▣ Photos: The Florida Project from IM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