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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완 Sep 14. 2023

WYD를 준비하며...

어느새 2023년으로 해가 바뀌고 1월에 예정되어 있던 첫 번째 사전 모임에 참석했다. 사전 모임은 매달 첫째 주 토요일에 한다. 대리구청 인근 성당 내 대성전에서 모였는데 꽤 많은 청년들이 보였다. 눈대중으로 봐도 40여 명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신부님들도 참가하시는데 우리 교구는 총 7분이 함께 하신다고 한다. 신부님과 참가자들까지 포함해서 대략 50여 명의 인원이 참가하게 된다.


우선, 대리구청 소속 직원이 전체적인 일정을 공유해 주었다. 내가 속한 교구의 WYD 참가 일정은 7월 마지막 주에 출국해 포르투갈 인근 다른 소도시에서 한 주간 교구대회를 하고,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넘어가 8월 1일부터 한 주간 교황님과 함께 하는 본 대회에 참여한다. 가장 중요한 본 대회가 마무리되면 나머지 한 주간은 스페인 성지순례를 하고 귀국하는 총 3주의 일정이었다. 아직 교구대회를 할 소도시와 숙박장소는 결정이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되도록 홈스테이를 하게끔 노력해보고 있지만 참가자들이 많아서 어려울 수도 있다는 안내도 받았다. 홈스테이를 못하게 되면 학교나 체육관에서 다 같이 숙박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전체적인 일정 안내를 받은 뒤에는 포르투갈어로 된 WYD 주제곡도 들어보았다. 생각보다 길었지만 그래도 후렴 부분은 귀에 꽂히는 편이었다. 그다음에는 조를 나누어 WYD 자료를 읽고 나눔을 하는 시간이 이어졌는데 각 조에 신부님도 한 분씩 들어오셨다. 우리 조는 신부님의 주도 하에 각자 소개부터 했고 친해져야 하니 나이도 공개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앞에 청년들이 소개하면서 나이를 말하는 데 22살도 있고 20살 대학생도 있었다. 나하고 스무 살 차이 나는 이 상황 실화니... 사실 내가 제일 나이가 많을 게 뻔하고 40대라는 것을 알고 나면 얼마나 놀랠까 싶어서 차례가 가까워질 때마다 긴장이 되었다. 적당히 많아야 말이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83년생이라고 간접적으로 언급했는데 해맑은 신부님께서는 마흔한 살 아니냐며 본인보다 2살이나 많다고 너스레를 떠셨다. 아직 생일 안 지나서 마흔이었지만 속으로 꿀꺽 삼켰다. 자연스럽게 친해지면서 나이를 알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생각대로 굴러가지 않는구나!  


아무튼 WYD 사전 준비모임 자료를 읽고 신부님 설명도 듣고 나눔을 한 뒤에 첫 모임을 마쳤다. 면접 볼 때 나에게 인사를 먼저 건넸던 자매님도 왔는데 아는 얼굴 한 명 있어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도 매달 사전 준비모임을 가졌다. 연수원에서 숙박을 하며 준비를 하는 날도 있었고 체력 확인 겸 도보순례를 하는 날도 있었다. 교구 측에서 하도 체력을 잘 길러두어야 한다며 겁을 주셔서 필라테스도 하고 헬스도 하면서 대비를 차근차근했다. 그리고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WYD이기에 첫 모임 때 배포해 준 WYD 묵주기도를 거의 매일 자기 전에 바쳤다. 아직도 서울에 있었다면 신청 자격도 주어지지 않았을 WYD에 예상치 못하게 참가하게 된 이 여정이 신기하고 감사해서 정말 잘 준비해야겠다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나눔지와 묵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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