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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도로

by 안성윤


신은 왜 제게 족쇄를 채우시나요

모두가 평등한 존재라면서

무자비한 정답을 강요하시나요

방정식의 해가 무수히 많은 것은

정답이 없는 게 아니에요

두 번 말해야 하나요?

광기와 희열

오만과 편견

그렇게 말하는 당신은

나르시시스트인가요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믿는

그게 겸손이라면

벌써 지상낙원은 도달 했겠죠

아무리 순수한 존재도

다른 이들의 눈물 없이는 빛날 수 없답니다

다만 살아온 세월보다

타고난 양심이 더 하얀 거예요


울지 마세요

남들은 쾌락에 빠져

웃으며 술 한잔 발그레

광기에 젖어 춤추고 있거든요


위를 쳐다볼 시간에

아래를 보세요

신이 덮은 갈라진 콘크리트,

그 사이에서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

한 송이 민들레를요

그렇게 아프면

씨앗을 날리지 말지

왜 좁디좁은 틈 속에서 저항하는 걸까요

깨끗한 포장도로가 예쁘다지만

제게는 자꾸만 그 한낱 잡초들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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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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