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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

by 안성윤


아무리 예쁘게 모양을 다듬어도

원이 되지 못하는 내 작품은

네가 만든 것보다 훨씬 둥근데도

너는 왜 맨날 웃을 수 있는 거니

웃기게도, 나조차 멍청하게 삐뚤어진 니 작품이

내 것보다 더 끌리는걸

자연스레 일그러진 모양은

왜 내가 찾던 완벽한 곡선과 닮아 있을까

티끌 묻어 버려진 졸작들을 깨 부시면서

나도 너처럼 바보같이 웃을 수 있다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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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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