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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츤츤 Jun 14. 2022

식물을 심어놨는데 집에 다녀오라뇨

금요일마다 퇴근하는 사관학교가 여기있네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Day 4

2022. 6. 10 (금)


아침에 맥모닝도 나온다. 영양사님 최고.

금요일 아침이 밝았다. 아침 일찍 빨래를 하려고 일찍 일어났는데 카톡이 울렸다. 같은 조원 분이 아침 식사 사진을 올려주시며 다들 아침 잘 먹으라고, 모종에 물도 주겠다고 하신다. 참 부지런하시고 다정한 분이다. 덕분에 빨래도 하고 처음으로 아침을 먹었다. 안 하던 일을 하니 몸이 피곤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오전 실습만 하고 오후 1시에는 집에 가야 한다. 주말에도 기숙사 생활을 하는 줄 알았는데 금요일 오후 1시 이후에는 퇴교를 해야 하고 월요일 1시까지 입교를 해야 한다고 한다. 미리 알려주시지… 이럴 줄 알았으면 짐을 조금만 들고 왔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집에 불필요한 짐을 싸 들고 가기로 했다.



오늘 실습은 린싱과 정식이었다. 그리고 비료 만들기를 했다. 린싱(rinsing)은 슬라브를 씻어주는 것이었는데 어제 혹시라도 잘못된 배양액을 써서 슬라브에 과한 농도의 비료가 들어갔을 경우 이를 씻어내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슬라브에 배수 홀을 뚫고 맹물을 적당히 부어서 씻어주었다. 그러고는 모종을 차례대로 옮겨서 슬라브에 올려주었다. 모종을 올릴 때에는 뿌리가 잘 내릴 수 있게 밀착시켜주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나중에 수확하기 쉽도록 꽃의 방향을 번갈아가면서 반대로 놓아주어야 했다. 그러고는 기계가 자동으로 물과 양분을 줄 수 있는 드리퍼를 꽂아야 했다. 드리퍼에서 물이 잘 나오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모종이 담긴 배지에 꽂아주었다.



비료 만들기가 좀 어려웠는데 오랜만에 화학 공부를 하게 되었다. 정해진 비율대로 잘 측정해서 비료 탱크에 나눠서 넣어주면 된다고 한다. 나눠서 넣어주는 것은 화학반응을 통해 굳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식물은 이온화된(+, -) 원소들을 흡수하기 때문에 반드시 비료는 물에 녹여서 줘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각각의 원소를 안정적으로 취급하기 위해 비료는 고체화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각각의 비료의 화학식과 무게를 계산해 주어야 한다고 한다. 잘하는 농부들은 식물의 생장에 따라 배합비율을 바꿔 어서 써준다고 한다. ㄷㄷ


오늘은 1조가 비료를 만들었는데 다음 주 월요일에 만들 때 한번 잘 만들어봐야겠다.


식물의 필수 원소 : 질소, 인산, 칼륨(가리… 일본어랜다.), 칼슘, 마그네슘, 황

미량 원소 : 철, 붕소, 망간, 아연, 구리, 몰리브덴



실습을 마치고 농협에서 샌드위치와 콜라를 나눠주었다. 점심 식사가 제공되지 않는 날이었는데 맛있게 배를 채우고 퇴교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같은 조원 분이 서울까지 차를 태워주셨다. 덕분에 편하게 올라올 수 있었다. 다음 주 월요일에 입교할 때 내가 밥을 사기로 했다.


정말 빠르게 일주일이 흘러갔다. 하루하루 배우는 것도 많고 느끼는 것도 많다. 원래 정식 후 이틀은 식물을 잘 돌봐야 한다고 하는데 모종들이 월요일까지 별일 없이 잘 커주길 바랄 뿐이다. 빨리 월요일이 왔으면 좋겠다. 식물들아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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