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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츤츤 Jun 23. 2022

어떻게든 방법은 있다

3시간 자고 일어나 다친 발목으로 비닐하우스 만들기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Day 11

2022. 6. 21 (화)


발목이 간지러워서 잠이 깼다. 이 느낌은 모기였다. 일단 방의 불을 다 켜고 안경을 꼈다. 너 죽고 나 살자 모드로 모기를 수색했다. 숨 막히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 후, 책상 밑으로 지나가는 모기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손바닥으로 때려잡았다. (창문을 닫고 잤는데 대체 어디로 들어온거야ㅠ)


이제  편히 잠들  있었지만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냥 일찍 씻고, 발목 테이핑 방법을 찾아서 어제 접질린 발목에 테이핑을 했다. 오른쪽 어깨가 수술  재활 중이라 보호할  테이프를 들고 왔는데 이렇게 유용하게 써먹게  줄은 몰랐다.



여유롭게 식당에 가서 아침밥을 맛있게 먹고 카페에 가서 오전 손님을 받다가 숙소에 와서 옷을 갈아입고 수업을 들으러 갔다.


3시간 밖에 잠은 자지 못했지만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먹어서일까 몽롱했지만 각성된 상태로 수업을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유익한 미생물에 대해 배웠던 건 기억이 나는데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수업이 어려웠던 걸까 아니면 집중력이 나빴던 걸까.


오후에는 폭염특보가 내렸지만 계획대로 비닐하우스 시공 실습을 진행했다. 선크림도 듬뿍 바르고, 새로  속건성 티셔츠에 냉장고 바지,  토시까지 만반의 대비를 하고 실습에 임했다. 햇살은 무척 뜨거웠지만 다행히도 우리 조가 하우스를 만드는 곳에는 나무 그늘이 드리우는 곳이었다. 비록  그늘에서 담배 냄새가 가득 몰려와서 숨쉬기 힘든 단점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타버릴  같이 더운 날에는 그늘이 최고였다.



먼저 땅에 측량하듯 말뚝과 줄을 이용해 도면대로 직사각형을 만들었다. 뼈대를 심을 곳에는 그만큼 막대로 구멍을 뚫었다가 빼서 구멍을 만들어주었다. 이것을 터파기 작업이라고 말한다. 뼈대를 심었다가 간격이 안 맞고 삐뚤빼뚤해서 다시 구멍을 뚫고 세우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뼈대를 다 세우고 오늘의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비닐하우스 실습이 워낙 시간이 걸리다 보니 다른 실습 시간이 부족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쪼개서 다른 실습을 했다. 토마토, 상추가 심어져있는 비닐하우스 실습장으로 넘어와서 하우스 내의 온도/습도를 측정했다. /습도계와 /습도를 측정하는 데이터 로거라는 장치를 비닐하우스에 설치해 주었다. 이제 식물이 어떤 상태에 처해있는지, 어떻게 해야  키울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고민해   있게 되었다.



저녁을 먹고는 카페에서 일하다가 앉아있다가 하다가 마감을 하고 숙소로 들어와서 조 모임을 했다. 다들 힘든 하루를 함께 버티고 나니 회포를 풀고 싶었던 것 같다. 다른 조들도 삼삼오오 외식을 하거나 모임을 갖거나 각자의 방식으로 회포를 풀고 있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힘든 일을 경험했고, 다친 사람도 나왔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피곤했지만 모두가 정말 정신없는 하루였다. 더운 날에 빨리 끝내고 싶어서 서두르려고 했던 사람들이 참 많았다. 뭐든지 급하면 안 되는 것 같다. 급할수록 돌아가는 마음이 필요하다. 일단 나는 실컷 잠부터 자야겠다. 내일은 아침을 포기하고 늦잠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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