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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츤츤 Jun 27. 2022

실습에서 싹트는 동료애

힘든 일을 함께 겪으면 무언가 생긴다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Day 13

2022. 6. 23 (목)


드디어 길고 길었던 하우스 실습이 끝났다. 힘든 일을 같이 해냈기 때문일까 실습 마지막 날은 서로 합이 잘 맞기 시작했다. 다들 일사불란하게 서로 도와가며 분업을 했다. 우리 조는 그동안 쌓아온 팀워크가 있어서 그런지 모든 조들 가운데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끝낼 수 있었다. 다른 조들도 크게 차이가 많이 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우리 조가 최고였다. 뿌듯하다.



오늘은 비닐하우스의 옆의 비닐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개폐기(비닐하우스를 언제부터 이렇게 열고 닫았는지 신기하다.), 뜨거운 공기와 습기를 배출하는 환기구, 출입문을 설치했다. 이 세 가지를 달고 나니 실습용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럴듯한 비닐하우스가 만들어졌다.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역시 거대한 무언가를 만들면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리고 그만큼의 동료애가 생긴 것 같았다.



불필요한 가지를 잘라주다가 실수로 토마토가 달린 가지도 잘라버렸다...

오후에는 수확해서 저온 창고에 보관해 놓았던 토마토를 선별했다. 그리고 토마토 줄기들을 관리해 주었다. 불필요한 잎은 제거해 주고 이리저리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는 줄기들에 유인줄을 감아서 똑바르게 세워주었다. 그리고 생장점이 있는 자리에 테이프를 감아서 얼마나 빠르게 자라나는지 체크해 보기로 했다. 예전에 우리가 모종을 심었던 어린 토마토 모종들도 관리해 주었다. 얼마나 키가 컸는지 잎은 얼마나 되는지 등 생육조사를 해주었다. 이렇게 데이터를 쌓아 놓으면 다음에 조사할 때에 얼마나 자랐는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KBS 뉴스에서 취재도 왔다. 우리 조 사람들이 인터뷰를 당했다ㅎㅎ


그리고 계획대로 어제 불려놓은 적무 씨앗을 파종해 주었다. 소독한 모판에 종이를 깔고 상토를 얇게 펴준 후 씨앗을 골고루 뿌려주었다. 그러고는 가볍게 흙을 덮어주었다.(복토라고 부른다.) 물을 뿌려준 후 신문지로 덮고, 해가 안 들도록 검정 비닐봉지로 밀봉해 주었다.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3-4일 두면 새싹이 올라온다고 한다.



목요일은 실습이 하루 종일 있는 날이라 유난히도 길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재미는 있지만 그만큼 힘든 날이기도 하다. 내일은 오전 특강만 있고 그러다 보니 모두들 놀고 싶어 했다. 많은 분들이 저녁시간에 술 한잔하러 나가거나 맛있는 것을 시켜 먹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조도 맛있는 음식과 과자를 먹으며 회포를 풀었다.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최근 자치회장을 뽑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었는데 누군가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응원해 주겠다고 얘기하다가 장난으로 젓가락에 표시해서 뽑기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내가 걸렸다.(네?) 농반진반 추대 분위기가 되었고 서로 놀리는 시간이 이어졌다. 아무튼 당황스러운 시간들이었다. 계속 놀다가 다른 조 분들을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정말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결론은 결국 하나였다. 서로 함께 잘 도와나가자. 아자잣!

청년, 농부, 우리들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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