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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츤츤 Jul 18. 2022

농기계 실습

트랙터, 관리기, 휴립피복기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Day 20~24

2022. 7. 4 (월) ~ 8일 (금)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5주 차(7월 4일~7월 8일) 농기계 실습

이틀에 걸쳐서 농기계 실습교육을 했다. 안성 농업기술센터 직원분들이 나와서 교육을 도와주셨다. 하루는 트랙터, 하루는 관리기에 대해 배우고 운전해 볼 수 있었다. 작업도구에 따라 거의 만능인 기계들이었는데 흙을 갈아엎고 두둑(작물을 심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에 대해 실습을 했다.


그런데 단순히 기계를 몰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관리도 해주고 간단히 수리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기계가 고장 나면 AS도 어렵고 비용도 엄청 비싸며 무엇보다도 안전이 제일 중요하니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부속품들에 대해, 청소 방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주의사항을 배웠다. 먼지 청소는 기본이고, 기름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하는 기계다 보니 기름과 공기가 흡입되는 부분에 찌꺼기가 끼지 않도록 주의, 관리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그리고 열이 많이 발생하고 또 기계가 힘이 좋으니 주의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다.


트랙터에 대해 배우고 직접 운전을 해보는 실습을 했다.


아무래도 기계를 다루는 일이라 처음에는 좀 복잡했다. 레버도 많고 안 해본 것이다 보니 더 그랬다. 한쪽 바퀴만 굴러가게 해서 회전을 쉽게 하는 장치도 있었다. 신기했다. 교수님과 동기들이 잘 알려주고 도와줘서 잘 해낼 수 있었다. 해보고 나니 운전해 본 사람들은 쉽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이해가 되었다.


트랙터로 흙을 갈아엎는 작업을 해보니 정말 편했다. 옛날에 소와 함께 밭을 갈았을 때는 정말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역시 기계가 최고다. 요새는 트랙터가 자동으로 일을 하기도 하니 참 세상 좋아진 것 같다. 그런데 기계값이 정말 억 소리가 날 정도로 비쌌다. 괜히 람보르기니가 농기계 만들던 사람이 만든 게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음날 관리기라는 기계도 몰아볼 수 있었다. 이건 훨씬 작은 기계였는데 흙을 갈아엎을 수 있었다. 앞에 붙은 장치가 다른 것은 두둑을 만들 수 있는 휴립피복기라고 부르는 기계였다. 휴립피복기는 흙을 모아서 두둑을 만들고 바로 그 위에 검정 비닐도 씌울 수 있는 기계라고 한다.


이 기계도 트랙터와 마찬가지로 관리를 잘 해주고 청소도 잘 해줘야 한다. 그리고 비탈길을 갈 때에는 꼭 운전이 되는 상태로 내려가야 한다고 한다. 브레이크가 없어서 그냥 가다가는 다칠 수 있다고 한다ㄷㄷ;;



설명을 듣고 실습을 해보았다. 엔진에 시동을 걸 때는 줄로 레버를 쭉 당겨서 걸어야 했는데 꽤 세게 당겨야 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방식인데 직접 해보니 신기했다. 그러고 보니 모터보트 엔진 시동이 이것과 비슷했던 것 같다.


직접 운전을 해보니 역시 기계로 작업하는 게 편하고 좋았다. 흙이 잘 갈리다가 팅 소리가 나면서 짱돌까지 갈아엎어버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기계가 힘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기계의 앞과 뒤에서 돌이 안 튀는 곳에서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고 한다. 흙이 튀는 게 싫어서 운전대를 옆으로 돌려서 작업을 하는 농부들도 꽤 있다고 하는데 그러다가 돌에 맞아서 많이 다친다고 한다.


농기계 실습을 도와주셨던 선생님이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농부들이 작업을 하다 보면 자꾸 마음이 급해져서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들을 생략하거나 무리하게 작업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 보면 기계가 망가지거나 몸이 다치게 되고 심각한 경우에는 죽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한다. 특히 대부분의 농부들은 고령에 혼자 일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문제가 생기면 바로 신고도 어렵고 대처도 어렵다고 한다. 물론 농촌의 일이 무척 바쁘니 농부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기관에서 농기계를 빌려서 작업을 하다 보면 또 대여시간이라는 것이 정해져있기에 마음이 급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안전이 제일이다. 다치면 일도 못한다. 무리해서 다치는 것보다 천천히 내 속도대로 가는 것이 낫다.


몇 번이나 농부는 만능인이라는 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생물학에 이어 전기 회로, 기계 운전, 수리, 관리까지... 한때 유행했던 다능인이라는 단어는 껌에 불과한 정도다. 다음에는 또 어떤 기술과 학문을 습득하게 될지 기대된다. 할 거 없으면 농사나 지으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정말 차별과 혐오의 말은 사라져야 한다. 직업에 귀천이 없는 것은 예전에 알았지만 정말 농부는 대단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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