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아야 할 그날, 그림책 「봄꿈」

고정순, 권정생/길벗어린이/2022.5

by 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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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도 빨리 아빠처럼 큰 사람이 되면 좋겠어.

왜 쑥쑥 자라고 싶냐고?

업어 주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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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가면 아빠보다 더 멀리 헤엄칠 거야.

선풍기는 아빠랑 엄마한테 양보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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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내일도 아빠랑 놀 때가 제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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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아빠가 좋아하는 꽃을 내가 제일 먼저 찾아줄게.

아빠-.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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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봄날의 꿈처럼 아득해진 아버지와의 지난날

오월은 푸르른 달.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 그러나 오월의 푸르름도 아버지의 따스함도 더 이상 느끼지 못하게 된 아이가 있습니다. 바로 1980년 5월, 5.18 민주화운동에서 싸우다 하늘의 별이 된 아버지를 잃은 어린 조천호 군입니다. 그날 짓밟힌 것은 거대한 대의만은 아닙니다. 꼬마 조천호 군 같은, 아빠와 노는 게 제일 좋았던 평범한 아이가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한 명 한 명 소중한 개인들이 짓밟혔습니다. 책은 꼬마 조천호 군의 아빠에 대한 애정을 그리며 개인의 서사에 주목했습니다. 이렇게 개인의 작은 이야기를 통해 독재와 무력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더 극대화하여 표현했습니다.

'이때 한 가정의 가장은 기다리는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아빠의 따뜻한 품 대신 다섯 살 어린 아들은 가슴에 영정 사진을 품었습니다.'


먹먹한 아픔을 몽글몽글한 수채화로

자칫 어두운 내용일 수 있지만, 몽글몽글한 수채화의 색감으로 책은 한결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주로 아이와 아빠의 행복했던 나날들을 그렸기 때문에 수채화의 부드러움과 잘 어우러졌습니다. 무심한 듯 툭툭 던져진 붓놀림과 다채로운 색의 배합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프레임을 사용했다 사용하지 않는 기법은 프레임 밖의 작화를 더욱 강조시킵니다. 마지막, 아이가 아빠를 부르다 아빠의 영정을 안게 되는 장면 사이의 공백은 감정을 극대화시킵니다.


다가올 5월 18일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기억하며, 「봄꿈」을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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