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리/창비/2022.4.
'친구와 서먹해졌어. 우리 사이에 긴 겨울 방학이 한 번 지나갔을 뿐인데.'
나름대로 친했다 생각한 친구가, 겨울 방학이 지나고선 인사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번 놓친 인사는 긴 부재로 이어지고, 친구는 먼저 다가와주지 않습니다.
나는 먼저 용기내기로 결심합니다.
친구와 다시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친구에게 보낼 편지를 써서 부칩니다.
기다리고 기다려, 친구에게 답장이 왔습니다.
'이 편지를 읽고 나면 다시 반갑게 인사하자. 우리 엄마가 넌 참 용감한 아이라고 했어.'
'편지에 적힌 '용감한 아이'라는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어. 기분이 좋아서 종일 웃음이 새어 나왔어.'
나와 친구는 이제 눈 마주쳐 서로 인사하고 다시 친해졌습니다.
누구에게나 마음속 용기는 있다
이 책은 결국은 인간관계에 대한 책입니다. 인간관계는 9살 아이에게도, 19살 청소년에게도, 29살 어른에게도 여전히 어려운 숙제 같은 존재입니다. 따라서 책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불안한 감정, 그리고 그것을 깨는,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던 용기라는 감정.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깨고 용기를 내어 상대방에게 먼저 다가갈 때, 그때에 주어지는 행운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겠죠. 결국 책은 '먼저 다가가 보자!'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공감 가능한 이야기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과 애매한 사이가 되어 점점 멀어지게 되는 일, 이는 비단 주인공만의 상황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고 있던 사람들과 연락이 끊어지고 자연스럽게 인간관계가 단절됩니다. 이 책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그들의 경험을 어루만주어 줍니다. 관계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관계를 끝내는 사람들도 이 책을 보면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무가 흐드러지고, 마음도 흐드러진다
휘리 작가님의 그림은 특별합니다. 작가의 거침없는 붓놀림으로 완성된 그림들은 우리에게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것 같은 겨울의 나무, 푸릇푸릇한 봄의 나무, 흩날리는 여름의 버드나무, 따스한 가을의 갈대로 이어지는 그림들이 계절감을 나타냅니다. 작가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화풍을 보고 있으면 우리의 마음도 같이 따스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