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이 건네는 위로, 그림책「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조던 스콧 글,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책읽는곰/2021.1.

by 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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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면 아침마다 낱말들의 소리가 들려요.

낱말들은 입안에 뿌리를 내리며 혀와 뒤엉켜 버려요.

나는 말을 내뱉지 못하고 그저 웅얼거릴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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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말을 할 일이 없기만을 바라요.

아이들은 내가 말하지 않는다는 것만 바라보지만

내 입은 꼼짝도 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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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끝나고 아빠는 나를 데리고 강가로 갔어요.

아빠는 강물을 가리키며 나도 저 강물처럼 말한다고 했어요.

강물은 물거품이 일고 굽이치다가 소용돌이치고 부딪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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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하기 싫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요.

'나는 강물처럼 말한다.'

그러면 말할 수 있어요.




강물처럼 말하는 사람들에게

말을 잘한다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 인간의 재능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존재하겠죠. 그들은 발표를 두려워하거나,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사람들과의 대화를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혹은 말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어떤 때에는 굳어버리며 말을 잘 하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에 사람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그들은 '강물처럼' 말한다는 것을요.

강물처럼 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강물이 유창하게 흐른다고 생각하나요? 하지만 강물도 굽이치고, 소용돌이치고, 부딪치면서 앞으로 나아간답니다. 강물도 사람이 더듬거리면서 말하듯이 흘러갑니다. 실수하면서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자연의 움직임도 이러한데, 사람이 더듬거리면서 말하는 게 무슨 흠일까요. 사람이 실수하는 것이 무슨 흠일까요.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지요.

아이는 빠른 물살 너머의 잔잔한 강물을 떠올리며, 물결이 부드럽게 일렁이며 반짝거리는 것을 보며, 강물이 더듬거리는 것처럼 나도 강물처럼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위로받습니다. 이렇듯 책은 아이의 성장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사합니다.


시드니 스미스의 그림체로 주는 울림

글 작가 조던 스콧의 자전적인 이야기에 그림 작가 시드니 스미스의 그림이 얹혀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첫 페이지를 펼쳤을 때 6개의 분할로 나뉜 그림은 아이의 방 풍경을 조각조각 나뉜 프레임으로 훑어볼 수 있게 합니다. 창밖 소나무의 모습을 뭉뚱그려 표현하기도 하고, 아이의 눈 위에 덧대어 표현하기도 합니다. 교실 안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아이들을 표현해낸 부분은 뭉뚱그려진 아이들의 얼굴로 아이의 불안한 심리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후반부에 나오는 강의 모습은 오히려 세세하게 그려져 우리에게 강의 대단함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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