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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lking worker Nov 10. 2019

191110

매일 생긴 일을 그냥 기록합니다.

-낮공 표를 잡은 날은 오전에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그날 한 일이 관극만 되어 버리는 사태가 발생한다. '매우' 부지런을 떤 건 아니었지만 빨래도 널고 설거지도 하고 방치해 둔 빨래도 갰다.


-새벽녘에 꿈을 꿨다. 사람은 여기 있는 사람인데 장소는 독일이었다. 되게 가고 싶은가 보다.


-밤라떼를 만들어 먹고 낮공을 갔다.

  공연은 사실 좀 지루했다.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를 너무 긴장감 없이 만든 느낌이었다. 물론 내가 연애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잘 못 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흥미롭지 않았던 전반에 비해 마지막은 좀 흥미로웠다. 문제는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어떤 포인트가 흥미로웠는지가 기억 나지 않는다는 것.


-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2/3 정도를 걸었다. 걷는 길에 얼마 전에 본 공연에 나온 배우를 마주쳤다. 물론 그쪽은 내가 자신을 알아봤다는 것도 모르고 지나갔겠지만. 그런데 기분이 묘했다. 너무나 특별할 것도 없이 그 나이의 그 성별을 가진 사람들 중 그 시간에 그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흔한 모습 같았다. 그래서 이상했는데 그 모습이 또, 내가 본 공연 속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에서 본 어떤 부분과도 닿아 있어서 또 신기했다. 무대에서 볼 때는 그 모습이 좀 '어떤 것' 같았는데 길에서 마주치고는 그게 너무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동시에 그가 더블이었던 다른 배우와 달라지는 지점이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잘 드러나는 단면 같았다. 결국 캐릭터 해석도 연기도 본체를 벗어날 수 없는 건가.


-집에 와서 어제 구입한 이케아 소형가구를 조립했다. 처음으로 전동드릴을 사용해 봤다. 얼마짜리나 한다고 이걸 안 샀나 싶은 물건인데 막상 쓰니 또 그냥 사용하기에는 요령을 좀 배울 필요가 있다 싶기도 했다.


-금요일에 진이가 한 말, 그 중 예를 들었던 학생들.. 그게 20년 전의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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