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과 함께 사유하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봤다. 여러 장면들이 기억에 남지만 촬영기법적으로 영화 사이사이에 사진을 배치해서 우리가 느끼는 기억이라는 감정은 동적인 것이 아니라 정적인 그 순간이라는 것을 표현한 그 부분을 좋아한다.
그러고보면 나는 멈춰선 그 순간을 좋아한다.
활동적인 영상보다는 최고의 순간 하나를 기록한 사진을 좋아하고, 쉴새없이 재잘대는 라디오보단 시선이 가는 속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책을 좋아한다.
쉼없이 움직이며 바라보았던 풍경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멈춰 선 그 순간에서만 보이기도 한다. 쉼없이 달려가느라 멈춰있던 세상이, 멈추고나서야 비로소 역동적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기도 한다.
항상 1등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잠시 멈춰서서 내 페이스에 맞춰 살아보는 것도 꽤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