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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May 19. 2020

이방인의 새벽

낯선 곳에서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나

이방인들의 찻잔에

나를 휘저어 섞는다.


먼 곳에서 온 이방인,

그에겐 가방이 없다.

아니, 그에겐 내일이 없다.


자유를 찾아서 떠나왔지만

겨우 찻잔 아래 숨소리를 죽였다.


여긴 이방인의 세계.


장거리 여행 속에서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자유.


방황 속에서 결국 떠오르고만

나의 결정체.


두려움이 커져가는 순간

새벽이 다가온다.

이방인의 새벽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날짜, 19년 1월 27일. 나의 유럽 여행에 출국날짜였다. 나는 졸업을 앞두고 온갖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TESOL 자격증부터 취업까지 나를 얽매고 있던 생각들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학과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내 생활은 한층 더 바빠졌다. 그렇게 나는 지친 상태로 졸업 그리고 새해를 맞이했다. 

 1월 2일, 나는 문득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생각의 연결고리 없이 이 곳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고 나는 바로 비행기를 끊었다. 알바로 모아두었던 300만 원을 모두 털어 아일랜드로 향해 그곳에서는 평안과 자유를 찾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낯선 땅에서 동양인은 거의 없고 나를 찾아온 것은 두려움과 고독감이었다. 그곳은 이방인의 땅이었고 나는 그들에게 이방인이었다. 결코 섞일 수 없었던 환경들 속에서 내가 볼 수 있었던 것은 나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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