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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Jul 30. 2020

날 보면

네가 널 모르면 어떡해

‘어려움’을 계속 쓰다 보면 쉬워진다는데

나는 나를 반복해야겠다


나를 넘어서 넘어서

나를 넘어서 넘어서

나를 넘어서 넘어서


내게 걸려서 걸려서

내게 걸려서 걸려서

내게 걸려서 걸려서


종이 안에 갇혀

잉크 속에서 자국으로

남은 넌


비슷한 복제품이 되어 나타난 넌


반토박이 난 넌



 요즘 데이터베이스 공부와 컴퓨터 활용능력 1급을 준비하느라 몸이 바쁘다. 여유롭게 글 쓸 시간도 없고 생각할 시간도 없다. 그저 시간에 치여 산다. 오랫동안 브런치에 새 글을 못 올리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고 생각처럼 글 쓰기 계획이 지켜지지 않자 욕심부린 꼴이 되어버렸다. 다행히 글쓰기를 대신한 공부가 조금은 성과가 있었다. 일단 1급 필기를 붙었다. 간신히 턱걸이를 했는데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꼭 실시까지 합격하고 준비 과정을 글로 남겨보고 싶다. 전에 써놨던 AI면접 글을 사람들이 종종 찾아와 주는 것을 보면 나름 뿌듯하다. 라이킷이 눌릴 때는 더 짜릿하다.


  이렇게 시험 준비와 취업 준비 속에서 시 모임 2개는 꼭 참석하고 있는데 뭐 조금은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그중 하나는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것인데 생각보다 책임감이 많이 생기고 오는 사람들에게 실망스럽지 않게 만들자는 부담감도 커졌다. 최근 송승언 시인을 주제로 이야기했는데 좀 더 깊이 이야기하지 못했던, 아니 생각보다 준비를 하지 못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열심히 읽었지만 열심히에서 끝난 내 바닥을 봐버렸다. 


 나머지 하나는 처음 들어간 모임이어서 계속 나가고 있다. 오늘 시는 이 모임에서 쓴 것인데 짧은 시간에 쓴 시다. 개인적으로 차별화된 언어들로 또는 나만의 언어들로 쓰는 것이 내 시 쓰기의 기준인데 오늘은 클리셰가 묻은 시를 썼다. 그런데도 뭔가 마음에 드는 게 글이 아주 귀엽다. 최근 좋은 글을 쓰고자 나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결국 완성시키지 못한 시들이 많았다. 어느 정도 내가 괜찮을 때 브런치에 올리곤 했는데 딱 마음에 드는 글들이 나오지 않았다. 오늘은 그 부담감을 내려놓고 어려운 나를 되돌아보았다. 한 번 털어버리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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