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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Oct 07. 2020

노베이스로 SQLD 취득까지

문과여도 컴공과 가능하잖아...?

 10월 6일 드디어 발표가 났다. 무려 1달이나 걸려서 SQLD 시험 결과가 발표 났다. 78점. 딱히 높은 점수도 낮은 점수도 아닌 그냥 내가 공부한 만큼 이해한 만큼 나왔다고 생각했다. 조금 조마조마했지만 떨어지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컷이 높은 편이 아니고(60점) 나름 신경 써서 공부했기 때문이다. 다만, 시험이 끝난 직후 순각 착각(변명 중)으로 답을 잘못 쓴 것이 있어서 정말 속상했다. 집에서 돌아와 아쉬운 마음에 베개에 주먹질을 해댔다. 내가 왜 그랬을까! 인터스텔라처럼 과거로 돌아가 STOP을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발표까지 기간이 한 달이라 기다림이 컸는데 발표 나는 오늘까지도 정말 애가 탔다. 아니 데이터를 다루는 기관의 서버 관리가 이리 부실한 지... 서버가 다운돼서 2시간 후에나 겨우 겨우 정말 겨우 확인할 수 있었다. 확인을 마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그제야 다음 일을 할 수 있었다. 이 글은 혹시 모를 SQL 자격증 취득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미래의 나를 위해 SQLD 자격증 따기까지 여정을 기록해 둔다.


SQLD 공부법에 앞서 모두가 한 번쯤 확인해야 할 게 있다. 왜 이 자격증을 따는가?이다. 나는 이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찾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그냥 봤다. 그냥 데이터를 알아야 개발자와 의사소통이 편할 수 있어! 요즘 데이터 중요하잖아!라는 애매한 대답이다. 지금이라고 정확한 답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했던 대답들이 애매한 대답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정확한 답은 찾지 못하더라도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할 것을 추천한다.




그럼 이 시험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자.


(1) SQL이 뭐지? 


SQL은 프로그래밍 언어이다. 말 그대로 언어. 외국에 나가면 외국어를 쓰듯 컴퓨터 세계에 입문하려면 컴퓨터 언어를 알아야 한다. 여러 언어가 있는데 그중 하나이다. 나도 영어과를 나와 더 자세히는 모른다.


(2) 공인 자격증?


나도 이게 혹해서 그래 이거야라고 외쳤다. 하지만, 함정카드가 있었다. 공인 자격증도 등급이 있다는 걸... 정확히 말하자면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이다. 뭐 공인은 공인인데 국가공인 기술자격증과는 급이 좀 다른 것 같다. 게다가 공인으로 인정받은 지 얼마 안 됐다. 뭐 그래도 공인은 공인이다.


(3) 실무와 얼마나 연관?


공부해보니까 알았다. SQLD는 정말 기본 중 기본이라는 걸... 하지만 쉬운 건 아니다. 아무튼 이걸 배운다고 개발자와 의사소통? 잘 모르겠다. 가나다라를 막 배운 아이가 현지인과의 대화가 얼마나 통할지 생각하면 된다. 그래도 안 배운 것보다는 낫다. 만약 실무에서 쓰는데 아예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생각만 해도 머리 깨진다. 물론 쓸지 안 쓸지는 미지수이다. 


(4) 운영과 시험 수준?

 

공인받은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운영이 참 그렇다. 내가 시험 볼 때 황당한 일이 일어났는데 주관식 문제 중 2 문제를 모두 정답 처리했다. 이유는 문제집 맨 뒷 장이 인쇄가 잘못된 것이다. 살다 살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아무리 그래도 공인 시험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응시하는데...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개정판이 나왔는데도 시험 범위 조정에 대한 안내가 없질 않나. 솔직히 이런 부분 때문에 시험 보기 꺼려졌다. 불행하게도 나는 시험공부 중반쯤 이 사실을 알았다. 




이제 공부법과 준비 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아마 이 글을 읽으면 적어도 준비 과정에 대한 시간 절약은 할 수 있을 것이다. 허나 공부법은 사람마다 다르니 참고 사항으로 알아뒀으면 좋겠다. 하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적어보도록 하겠다. 물론 노베이스, 노전공 기준이다. 이에 앞서 걸러야 할 것들이 있다. 일단 한 달 완성, 몇 주 완성은 그냥 거르면 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몇 주 완성은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한 달 완성은 정말 SQL에 완전 매달려서 하면 가능할 법도 한데 그 정도 의지를 가진 사람인지 본인을 판단해 봐야 한다. 이 시험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면 꼭 며칠, 몇 주 만에 땄습니다 라는 후기(지가 땄으면 땄지 며칠 만에 땄는지는 도대체 왜 적는지 모르겠다.. 짧은 기간에 딴다고 점수 더 주는 것도 아니다.)가 넘쳐나는데 다 무시하면 된다. 관련 지식이 있거나 전공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노베이스로는 불가능하다. 아마 책을 보면 본인이 알아서 느낄 것이다. 


(1) 책 : 기관에서 나온 서적, 실전 문제집


 아마 책이 가장 고민거리 일 것이다. 시중에 시험 관련 책(실무용 책은 여러 권이 있음)이 얼마 없을뿐더러 기관에서 나온 책 가격(50000원)이 매우 합리적이지 못하다. 아주 두꺼운 책이 있는데 2020년에 개정되었다. 여기서 주의 사항이 있다. 개정판의 목차와 내용이 살짝 바뀌었는데 내가 본 시험(2020.09.05)은 과거 구판 목차로 시험 범위를 정했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은 정신 차릴 필요가 있다. 책을 개정해놓고 과거 목차 시험 범위라니 이 것도 내가 따로 질문 안 했으면 몰랐다. 아 그리고 책이 두꺼운 이유는 SQLP까지 다 담겨 있기 때문이다. 걱정마라 SQLD만 해도 두껍다.


                                                                                (메인 교재)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냥 정답부터 말하자면 사야 한다. 물론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다. 이 사이트(http://www.dbguide.net/db.db?cmd=view&boardUid=148179&boardConfigUid=9&categoryUid=216&boardIdx=132&boardStep=1)를 가보면 책 내용이 고스란히 나와있다. 하지만, 예시가 빠져 있어 그냥 이 내용 가지고는 이해가 매우 힘들다. 게다가 내용 자체가 줄글이라서 더더욱 힘들다. 그냥 예시도 보고 책에 더해진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면서 차근차근 이해하는 게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시험 보고 다시 파는 사람이 많다. 그때 다시 팔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것이다.


 참고로 내가 책에 대해 확신을 갖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다. 맨 처음 시나공에서 나온 책을 샀다. 보면 알겠지만 기관에서 나온 책과 두께 차이가 크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시나공 책 가지고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그다음으로 인터넷 자료를 추가해서 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으나 찾는 시간과 노고가 너무 비효율적이다. 그냥 책을 사자. 나도 돌고 돌아 결국 샀다. 


다음으로 실전 문제집을 사야 한다. 이건 의심의 여지없이 사야 하므로 별다른 설명을 안 붙이겠다. 같은 문제가 출제될 뿐 아니라 개념 정리에 매우 도움이 된다. 아마 가장 도움되는 책일 것이다. 다만, 해설서가 너무 부실하다. 밑에 해결 방법이 있으니 참고.


                                                                                실전 문제집)



나는 시나공, 실전문제집, 두꺼운 책 3개를 사고 인터넷 각종 떠돌이 모음집, 문제들 다 보면서 준비했는데 결론은 실전 문제집, 두꺼운 책, 컴퓨터만 있으면 된다. 왜 컴퓨터가 필요한지는 후술 하겠다.


(2) 인터넷 강의: 들을 게 없다

 

 인터넷 강의는 안 들어도 되고 들을 만한 가치도 없다. 임베스트 인가 뭔가에서 강의 열던데 여기서 나온 기출문제 해설하는 유튜브 강의가 있다. 이거 보면 퀄리티가 워낙 낮아 인강이 필요 없다고 판단될 것이다. 그냥 진중하게 책상에 앉아 독학할 것을 권한다.


(3) 공부 기간: 한 달 반

 

 나는 약 한 달 반 조금 안되게(7월 20여 일부터 9월 4일까지) 걸렸고 이 시간은 순수 공부 기간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책 고르고 정보 찾는 시간까지 걸린 기간이다. 일단 적어도 한 달은 3~4시간씩 투자를 해야 한다. 한 달 반을 적정 기간을 권하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살다 보면 공부 못하는 날도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본다면 여기저기 정보 찾을 시간은 줄으니 한 달 정도 빡쌔게 준비하고 불안하면 15여 일 정도 더 잡고 공부하길 권한다. 처음에 정말 이해가 어렵고 줄글이라 머리가 아플 것이니 기간을 추가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담으로 SQL은 영어 문법을 기반으로 돼있어 영어과 중에서도 영어학을 전공한 나에게 조금은 이해가 쉬웠다. 하지만, 미미한 수준이니 노베이스나 다름없다.


(4) 도움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 구루비, SQL 전문가 정미나, 데이터 전문가 포럼


아까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한 이유가 이거다. 독학이다 보니 선생님이 없다. 아마 내가 소개해주는 커뮤니티가 선생님이 돼줄 것이다.


4-1 모르는 것은 어디에서 해결하나요? 

http://www.gurubee.net/

 질문은 여기서 하면 된다. 물론 답변이 초보자용으로 엄청 친절하지 않지만 커뮤니티 활동가인 마농님이 거의 모든 질문에 답을 달아주신다. 명확하게 답을 설명해주실 때도 있지만 초보자로서는 어려운, 힌트 비슷하게 답을 주실 때도 있다. 이 때는 알아서 길을 찾아가거나 한 번 더 질문해 본다. 가능한 자세하게 질문을 남겨야 정확한 답을 받을 수 있지만 개념이 잘 안 잡힌 상태에서 어떻게 질문할지 막막할 것이다. 그럴 땐 그냥 철판 깔고 막 질문해보자 밑져야 본전이니까 나도 그랬다.


4-2 그래도 강의 같은 건 없나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oc7x15NFZ97UbwfdmMZxlw

 

 SQL 개념에 대한 강의와 데이터베이스 현직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다루신다. 개념이 안 잡힐 때 혹은 책 보고 이해가 안 될 때 반복해서 보자. 그리고 광고도 다 보자. 댓글로 질문하면 간단하게 답변도 주신다. 정말 여기서 도움 많이 받았는데 여기서 정수는 실전 문제 해설 강의이다. 아까 실전 문제집 해설서가 빈약하다고 했는데 정미나 님이 10여 개 문제를 직접 풀어가면서 해설하신 게 있다. 초보자에게 꽤나 까다로운 문제들을 해주셔서 정말 도움이 컸다. 게다가 해설 요청하면 영상도 찍어서 올려주신다. 나도 2~3문제를 요청했는데 올려주셨다. 그저 빛이다.


4-3 메인 커뮤니티?

https://cafe.naver.com/sqlpd


각종 데이터 종합 커뮤니티이다. 시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중고 책을 사고 파니 중고 책 사고 싶으면 참고하길 바란다. 여기서 얻을 건 삼삼오오 모여서 만든 기출문제이다. 꼭 받아서 풀어보길 바란다. 이 시험의 또 하나의 함정 카드는 기출문제가 공개가 안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실전 문제집이 있지만 최근 기출을 보고 싶은 건 모든 수험생들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수험자들이 정보를 모아 기출문제를 복원한다. 나는 시험 보기 전 여기 문제들을 풀며 실전 연습을 했다. 다만 사람들의 기억력에 의존해서 만들다 보니 부실한 문제가 많고 답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래도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하니 꼭 풀자.


(5) 시험 난이도: 독학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

 

 독학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보면 합격률이 40%에 머무는 것을 볼 수 있다. 결코 만만한 시험은 아니란 이야기. 그리고 복원 문제를 풀어보면 알겠지만 회차마다 난이도 차이가 조금 크게 느껴진다. 어떤 회차는 너무 쉬워서 80점을 훌쩍 넘기고 어떤 회차는 70점 초반대에 머문다. 특히 주관식이 난이도 차이가 있다. 내가 본 회차는 커뮤니티를 봤는데 쉬웠다고 하는 사람 반 어려웠다고 하는 사람 반이었던 것 같다. 난 어려웠다. 여하튼 준비를 잘해야 합격이 가능하다. 커뮤니티 찾아보면 탈락 인증한 사람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게 사실이다. 물론 합격 자랑 글도 많다.



후기


 학부를 졸업하고 공부할 일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기말 준비하듯이 공부해봤다. 물론 기말 시험보다는 덜 빡쌨지만 오랜만에 머리를 쓰려니 힘들었다. 게다가 4년 동안 영어로만 뇌를 채운 내게 컴퓨터 공부는 너무 가혹했다. 하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니 배움의 기쁨도 다시 느낄 수 있어 기뻤고 전혀 다른 분야를 접해보면서 모든 배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최근에 나는 시험을 마치고 2주간 포트폴리오 작업에 매진했다. 너무 취업이 안되어서 공채는 반포기고 다른 활로를 찾은 것이다. 나름 열심히 만들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근데 이렇게 현실의 문제에 시달리다 보니 메인 콘텐츠 시는 뒷전이다. 이런 글로 내 취미 생활을 달래 본다. 언제쯤 마음 놓고 편히 카페에서 시를 쓸 수 있을까? 여하튼 이 시험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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