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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버스 투어 후 호스트 수잔과긴 대화를(7)

아일랜드에 인종차별이 그렇게 심하다고?

by ONicial Kes

어제 놓친 버스 투어를 관광안내소 직원의 도움으로 다음날 갈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일찍 나왔고 여차하면 걸어가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왔다. 어제 집에 돌아와 이 일에 대해 호스트인 수잔에게 말했더니 아일랜드에서 버스 안 오는 건 종종 있는 일이라고 했다. 나는 조금 흥분한 채로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막 이야기했었는데. 수잔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웠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이제야 해본다. 사실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다! 더군다나 출근시간에?


이런 대화를 수잔과 육개장 라면을 먹으면서 나눴다. 젓가락질이 서툰 수잔을 보면서 좀 웃겼고 질문 중에 놔뒀다고 나중에 먹어도 되나고 물어봤었다. 나는 크게 웃으며 불어서 먹을 수 없다고 했고 수잔을 좀 더 먹어보려고 했지만 먹다가 포기했다. 나는 그냥 먹고 싶은 만큼만 먹으라고 권유했고 수잔은 난생처음 먹어보는 이국적인 음식에 신기한 반응이었다. 한국에서 매우 대중적인 음식이라고 소개했던 게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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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새벽녘 공기를 맞으면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중간에 찍은 사진이 없어서 바로 글렌달록 수도원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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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디아블로 세계관에 온 줄 알았다. 사실 내가 춥다 춥다 했지만 눈이 올 정도로 추운 건 아니었는데 이 곳에는 아직 눈이 녹지 않을 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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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고 있다 보니 내가 묘지 보자고 여기 온 건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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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묘지만이 날 반겨주었다. 그러나 저 뒤로 보이는 자연경관은 마치 북유럽을 연상시켰다. 뭐 사실 위도로 따지면 비슷한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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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는 정말 큰 호수가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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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있다 보면 강원도에 온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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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이 굉장히 커서 다 돌아보지는 못했다. 옆에는 이런 산책로가 있는데 여기 살았다면 정말 걷기 좋게 자연경관이 준비되어있다. 사진만 봐도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다음으로 킬케니 성으로 이동. 이 곳에서 첫날에 버금가는 정말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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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좀 그지같이 찍었는데 이 보다 맛있는 샌드위치는 존재하지 않을 듯. 진짜 너무 맛있어서 계산하면서 맛있었다고 말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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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음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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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을 보니 스페인 사람이 하나 싶었다. 코코는 스페인어를 쓰는 지역에서 사람에게 붙이는 별칭이라고 알고 있는데, 추측해보건대 cafe the coco니까 코코의 카페 정도 되지 않을까? 뭐 내가 여길 다시 올 일을 없을 것 같은데 다시 올 기회가 온다면 또 온다 무조건. 사실 킬케니 성 보다 이게 기억이 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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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케니 성 앞에는 정말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다. 날씨가 정말 좋았고 하늘도 정말 맑았다.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하늘이었다. 정말 감격스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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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직접 보면 좀 느낌이 다를 것 같았는데 사실 별 감흥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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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뒤편에는 이렇게 정원이 또 있다. 이때쯤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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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도 있지만 나는 못 알아듣기에 혼자 뒤에서 끄덕..... 이제는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모이지도 못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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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성이 참 아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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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갈 때쯤 해가 서서히 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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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더블린으로. 사실 이런 술집을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 무서워서 들어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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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 와서 처음 스타벅스를 갔다. 더블린 중심부 말고는 스타벅스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주로 다 개인 카페 위주. 듣던 대로 이름을 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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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개 난장판... 집에 돌아와 짐 정리를 좀 했다. 이제 길고 길었던 더블린 생활을 끝내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가 되었다. 이 날 저녁 호스트 수잔과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 지금도 충격 적였던 건 나이 좀 있는 사람은 거의 다 인종차별 주의자니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난 정말 당황스러웠다. 근데 딱히 더블린을 다니면서 인종차별 같은 걸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거의 다라고 표현해서 두 번 놀랐다. 물론 자기는 아니라고 했고 (하긴 인종차별주의자였다면 날 안 받았겠지) 지내는 동안에도 잘 대해주셨다. 약간 영화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외국 할머니 같다고 해야 하나. 수잔은 혼자 지내고 계셨고 남편 분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기억이... 아마 이혼하셨다고 말했던 거 같다. 아들은 작은 레스토랑을 한다는 이야기를 해줬고 가보라고 추천했지만 정해진 일정상 가지는 못했다. 그리고 아일랜드는 축구도 좋아하지만 무슨 크로켓? 같은 스포츠를 더 좋아한다고 아일랜드 문화에 대해서 말해주시고 항상 라디오를 크게 틀어두어 경기 중계 듣던 게 기억에 남는다. 수잔과의 대화는 다음 글에 좀 더 남기기로! 이제 골웨이로 넘어갑니다. 아직도 한국까지 일주일 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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