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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Mar 22. 2021

아일랜드 버스 투어 후 호스트 수잔과긴 대화를(7)

아일랜드에 인종차별이 그렇게 심하다고?

 어제 놓친 버스 투어를 관광안내소 직원의 도움으로 다음날 갈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일찍 나왔고 여차하면 걸어가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왔다. 어제 집에 돌아와 이 일에 대해 호스트인 수잔에게 말했더니 아일랜드에서 버스 안 오는 건 종종 있는 일이라고 했다. 나는 조금 흥분한 채로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막 이야기했었는데. 수잔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웠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이제야 해본다. 사실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다! 더군다나 출근시간에? 


이런 대화를 수잔과 육개장 라면을 먹으면서 나눴다. 젓가락질이 서툰 수잔을 보면서 좀 웃겼고 질문 중에 놔뒀다고 나중에 먹어도 되나고 물어봤었다. 나는 크게 웃으며 불어서 먹을 수 없다고 했고 수잔을 좀 더 먹어보려고 했지만 먹다가 포기했다. 나는 그냥 먹고 싶은 만큼만 먹으라고 권유했고 수잔은 난생처음 먹어보는 이국적인 음식에 신기한 반응이었다. 한국에서 매우 대중적인 음식이라고 소개했던 게 기억난다. 



오늘도 새벽녘 공기를 맞으면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중간에 찍은 사진이 없어서 바로 글렌달록 수도원으로 이동.



무슨 디아블로 세계관에 온 줄 알았다. 사실 내가 춥다 춥다 했지만 눈이 올 정도로 추운 건 아니었는데 이 곳에는 아직 눈이 녹지 않을 채 있었다.



그냥 보고 있다 보니 내가 묘지 보자고 여기 온 건가 싶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묘지만이 날 반겨주었다. 그러나 저 뒤로 보이는 자연경관은 마치 북유럽을 연상시켰다. 뭐 사실 위도로 따지면 비슷한 위치다.



가운데는 정말 큰 호수가 자리 잡고 있다.



잠깐 있다 보면 강원도에 온 것 같기도....



수도원이 굉장히 커서 다 돌아보지는 못했다. 옆에는 이런 산책로가 있는데 여기 살았다면 정말 걷기 좋게 자연경관이 준비되어있다. 사진만 봐도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다음으로 킬케니 성으로 이동. 이 곳에서 첫날에 버금가는 정말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게 되었다. 



사진을 좀 그지같이 찍었는데 이 보다 맛있는 샌드위치는 존재하지 않을 듯. 진짜 너무 맛있어서 계산하면서 맛있었다고 말했을 정도.



그냥 음료수.



간판을 보니 스페인 사람이 하나 싶었다. 코코는 스페인어를 쓰는 지역에서 사람에게 붙이는 별칭이라고 알고 있는데, 추측해보건대 cafe the coco니까 코코의 카페 정도 되지 않을까? 뭐 내가 여길 다시 올 일을 없을 것 같은데 다시 올 기회가 온다면 또 온다 무조건. 사실 킬케니 성 보다 이게 기억이 더 남는다.



킬케니 성 앞에는 정말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다. 날씨가 정말 좋았고 하늘도 정말 맑았다.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하늘이었다. 정말 감격스러웠음.



성은 직접 보면 좀 느낌이 다를 것 같았는데 사실 별 감흥은 없었음.



성 뒤편에는 이렇게 정원이 또 있다. 이때쯤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피곤해...



큐레이터도 있지만 나는 못 알아듣기에 혼자 뒤에서 끄덕..... 이제는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모이지도 못하겠지



이렇게 보면 성이 참 아담하다.



집에 돌아갈 때쯤 해가 서서히 져가고 있었다.



다시 더블린으로. 사실 이런 술집을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 무서워서 들어갈 수 없었다.



아일랜드에 와서 처음 스타벅스를 갔다. 더블린 중심부 말고는 스타벅스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주로 다 개인 카페 위주. 듣던 대로 이름을 써주었다.



진짜 개 난장판... 집에 돌아와 짐 정리를 좀 했다. 이제 길고 길었던 더블린 생활을 끝내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가 되었다. 이 날 저녁 호스트 수잔과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 지금도 충격 적였던 건 나이 좀 있는 사람은 거의 다 인종차별 주의자니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난 정말 당황스러웠다. 근데 딱히 더블린을 다니면서 인종차별 같은 걸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거의 다라고 표현해서 두 번 놀랐다. 물론 자기는 아니라고 했고 (하긴 인종차별주의자였다면 날 안 받았겠지) 지내는 동안에도 잘 대해주셨다. 약간 영화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외국 할머니 같다고 해야 하나. 수잔은 혼자 지내고 계셨고 남편 분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기억이... 아마 이혼하셨다고 말했던 거 같다. 아들은 작은 레스토랑을 한다는 이야기를 해줬고 가보라고 추천했지만 정해진 일정상 가지는 못했다. 그리고 아일랜드는 축구도 좋아하지만 무슨 크로켓? 같은 스포츠를 더 좋아한다고 아일랜드 문화에 대해서 말해주시고 항상 라디오를 크게 틀어두어 경기 중계 듣던 게 기억에 남는다. 수잔과의 대화는 다음 글에 좀 더 남기기로! 이제 골웨이로 넘어갑니다. 아직도 한국까지 일주일 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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