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해리포터에 나온 그 절벽, 모허(9)

다시한번보고 싶은 그 경관

by ONicial Kes

모허의 절벽은 아일랜드 여행지를 선정하면서 정말 꼭 가고 싶었던 곳이어서 미리 한국에서 버스투어를 예약했다. 모허의 절벽은 정말 절경 중 절경인데 아직 많은 사람에게 유명한 관광지는 아닌 것 같다. 하긴 아일랜드로 유럽 여행 오는 사람이 적을뿐더러 지방인 골웨이까지 와서 가야 하니 안 유명한 게 당연한 것 같다.


133aa.jpg


구글 지도를 살펴보면 더 명확하다. 더블린에서 정반대 끝으로 가야지 볼 수 있다. 이렇게 지도로 보니 내가 참 멀리도 갔다 왔다는 걸 새삼 느낀다. 사실 차로 가면 편하다고 하는데 차가 없으니 버스 투어를 미리 예약해 두었다. 아침에 정말 바쁘게 나가느라 찍은 사진이 없다. 골웨이 시내도 참 조용한 마을로 푸근한 느낌이 들었는데 말이다. 여하튼 나는 솔직히 모허의 절벽만을 즐기고 싶었는데 중간의 몇몇 관광지가 끼어있었다.


IMG_7036.JPG


여긴 던귀에어 성이었던 것 같은데 사실 딱히 감흥은 없었다. 정말 오래된 고성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


IMG_7043.JPG


사실 이 날 비가 추적추적 계속 내려서 좀 지치는 감이 있었다.


IMG_7040.JPG


참으로 우중충한 날씨


IMG_7059.JPG


바위 정원이라는 버른도 다녀왔다. 좀 신기한 게 바닥이 완전 다 바위이다.


IMG_7068.JPG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지형이라 다른 세계에 온 듯했다.


IMG_7078.JPG


날씨는 계속 우중충 이후 밥을 먹을 때 아예 폭우가 쏟아졌다.



IMG_7079.JPG


밥은 여기서 연결된 식당에서 먹었는데 그냥저냥 먹을 만했다. 으깬 감자 위에 소지기가 있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밥 같은 밥이었다. 영어도 잘 못하고 투어 인원이 대부분 다 서양인이라 좀 외로웠다. 딱 한 분이 동양인이었는데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모를 분이었다. 그분도 혼자 오셨는데 서로 말할 일이 없다 보니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 턱이 없었다. 근데 뭔가 한국인스러웠는데. 서양인 눈에는 다 똑같은 동양인이지만 동양인끼리는 대충 어느 나라 사람 같다는 느낌이 있지 않는가.


IMG_7080.JPG


드디어 도착한 모허의 절벽. 별 기대 안 하고 있었다. 사실 여기서 뭔 경주 온 줄 알았다.


IMG_7081.JPG


이 것이 모허의 절벽.... 날씨가 흐려서 더 어울렸던 절벽이다. 저 절벽 위를 걸어서 쭉 갈 수 있는데 나는 반대편으로 걸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한 바퀴를 돌 수는 없었다. 정말 무서운 사실은 안전장치가 없다!!!! 와 정말 놀라운 게 떨어져 죽은 사람이 좀 있다는데 자연경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안전장치를 설치를 안 해놨다. 중간에만 나무 울타리가 있고 이 외에는 이 조차도 없다. 아마 실제로 본다면 한국인 눈에는 어떻게 안전장치를 안 해놓지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IMG_7086.JPG


아마 눈치가 빠른 사람은 이 절벽이 해리포터 어디서 나왔는지 알 것이다. 혼혈 왕자에서 덤블도어와 해리포터가 호크룩스를 찾으러 간 곳이다. 더 정확히 설명하자면 해리포터와 덤블도어가 교장실에서 텔레포트로 이 곳의 바다 한가운데 있는 바위에 도착하고 내부 동굴로 들어간다. 호크룩스를 찾기 위해서는 독이 든 물을 다 마셔야 했고 덤블도어는 이 물을 마시고 반죽음 상태로 학교로 돌아온다. 말포이의 배신으로 이미 학교는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점령당했고 세베루스 손에 덤블도어는 죽고 만다. 엄청난 TMI.


IMG_7100.JPG


여기 절벽 위도 보면 안전장치가 없다. 그냥 떨어지면 죽는 거다.... 중요한 건 바람도 진짜 엄청 불기 때문에 정말 위험하다. 어느 정도 냐면 바람 때문에 멈춰 서야 하고 바람이 좀 잦아들어야 걸을 수 있는 정도이다.


IMG_7101.JPG


솔직히 사진을 더 찍고 싶었는데 몸의 반은 젖어있고 바닥은 진흙탕에서 바람을 엄청 불지 총체적 난국이라 더 찍을 수 없었다. 참고로 여기서 기념품으로 유기농 비누 몇 개를 샀다.


IMG_7107.JPG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릭샤라는 중국 음식점에서 밥을 먹었다.


IMG_7106.JPG


식당 아줌마는 내가 중국인인 줄 알았는지 나를 유심히 보고 살폈는데 한글을 쓰는 것 보고 중국인이 아님을 확인시켜줬다. 무슨 야채 볶음 하고 계란밥을 시켰는데 오랜만에 밥을 먹어서 행복했다. 골웨이에서는 밥은 계속 여기서 먹었다.


IMG_7109.JPG


집으로 향하는 길에 주변 강에 고니 한 마리가 있었는데 정말 신기하게 무슨 강아지처럼 사람을 따라온다. 사람들이 종종 먹을 것을 줘서 그런지 사람을 계속 따라온다. 비가 와서 정말 지친 하루였지만 모허의 절벽은 그 값어치를 할 만 큼 절경이었다. 지금도 한 번 더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다시 못 보겠지? 누군가 아일랜드 여행을 간다면 이 곳을 추천한다. 차가 있으면 진짜 더 좋았을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더블린을 떠나면서(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