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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Jun 22. 2021

노팅힐 10번 넘게 본 내가 노팅힐에 (16)

살다 살다내가 여길 와보네 그리고 웸블리도.

 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서 일단 한 숨 잤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긴장 상태로 있다 보니 피곤함이 쌓여있었고 밥까지 먹으니 잠이 쏟아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핸드폰을 보면서 잠시 침대에 누웠었는데 눈을 언제 감았는지 모를 정도로 바로 골아떨어졌다. 그리고 한 1초 잔 거 같은데 눈을 뜨니 이미 날이 져 있었다. 항상 여행 첫날 그랬던 것처럼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 노팅힐이 이 근처라서 걸어가 보기로 했다. 나는 노팅힐 영화를 정말 재밌게 봐서 여러 번 보고 학교 수업 때도 공부하느라 여러 번 봐서 적어도 10번은 본 것 같다. 무엇보다도 줄리아 로버츠도 엄청 이쁘고... 그래서 영화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노팅힐은 노팅힐에서 찍은 것을 알았다. 무엇보다도 책방이 노팅힐에 없다는 사실은 조금 아쉬웠다. 내가 갔을 당시에는 이미 서점이 사라진 뒤였고 희한하게 프랑스에 똑같이 만든 서점이 있었다. 여하튼 서점이 있던 자리는 노팅힐에서 걸어서 좀 많이 걸리는 거리에 있지만 일단 가겠다는 마음을 먹고 한 번 쭉 돌아보기로 했다.



런던 밤거리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와 달리 차도 많고 사람도 많았다. 진짜 확연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복잡 복잡했다. 역시 세계 3대 대도시.



노팅 힐! 말 그대로 힐=언덕인데 진짜 오르느라 고생했다. 그 어디선가 노팅힐이 부촌이라는 이야길 들었던 것 같은데 진짜 좀 좋아 보이는 집들이 보였다.



뭔가 외국에 온 느낌이 든다. 가끔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면 내가 외국인지 한국인지 잊게 된다. 



언덕을 올라와보니 다들 가게를 접고 정리 중에 있었다. 좀 만 일찍 나올걸 아쉬웠다. 근데, 노팅힐에 뭐라도 더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말 그대로 언덕이 끝이었다. 중간에 공원 같은 곳이 있었는데 들어갈 수 없었다. 워낙 어둡고 문도 닫혀 있었다. 영화에서는 사유지로 나왔는데 무시하고 담을 넘은 장면이 떠오른다. 솔직히 넘어갈까 생각만 했다.



정말 긴 도로를 따라 가게들이 즐비해 있었다. 여러 가게가 있었지만 이름이 재밌는 가게가 많았다. 기억이 안 나서 뭐하는 데 인지 찾아봤는데 귀금속 상점이었다.



내가 간 곳은 약간 그 한국에 요일장이라고 해야 하나 약간 그런 느낌의 장터였다.



뭐하는 가게인지는 모름. 근데 내부 인테리어가 고급지게 잘 되어 있었다. 노팅힐에는 디자인이 잘된 가게들이 많았다.



특히 이 가게가 너무 이뻐서 찍었는데 정육점이었다. 한국 정육점과 사뭇 다른 모습. 진짜 고급스러운 고기를 팔 것 같은 느낌.



책방이 있던 자리까지 가보려 했으나 날이 이렇게나 어두워져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동네 한가운데 강이 흐르고 있는데 강을 끼고 바로 집이 있어서 신기했다. 나도 이런 집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더 좋아 보였다. 비 올 때 강에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그렇게 첫날 영국의 밤을 마무리하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대망의 축구 보러 가는 날이 찾아왔다. 역시나 여기도 날씨가 그리 좋지 못했다. 아일랜드에서 버스로 물먹은 기억이 있어서 일찍 나왔다. 



오늘 비 맞으면서 경기를 봐야 하는 건가... 아무튼 외국 나가면 꼭 한다는 2층 버스 앞자리 앉기를 해보았다. 진짜 색다른 경험. 놀이기구 타는 것 같았다. 한국도 2층 버스가 있긴 한데 그리 많지는 않아서 타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한국도 대중화되면 사람들 더 편하게 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은근히 내리고 타는 게 일이라서 교통 체증이 더 심해질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한국 버스 운전사 아저씨들 성격을 생각하면....그래도 출근길마다 서서 가는 건 정말 지옥이다. 일단 여기까지 쓰고 다음 글에서 경기에 대한 내용부터 시작하겠다. 경기는 토트넘 vs 레스터 시티. 내가 살다 살다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을 다 가보다니. TV로만 보면 축구 스타들을 실제로 볼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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