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분명 마음먹었었다.
"이제 커피 좀 줄여야지."
빈속에 마시는 건 위에도 안 좋고,
마시는 족족 잠만 줄어든다며
밤마다 후회했으니까.
그런데도 오늘 아침,
사무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내카페에 들러
‘아이스 아메리카노 얼음 많이요’
하면서 주문을 넣고 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아들고
조심스레 홀짝이며 드는 생각.
“오늘도 결국, 나약했네.”
하지만 또 한편으론,
이 차가운 카페인 한잔을 시작으로
사무실 책상 앞에 겨우 앉을 수 있었다.
카페인을 줄이겠다는 다짐은
이번 주에만 벌써 세 번째고,
실천한 건 하루도 없지만
그럼에도 매번 다시 시도하고 있다.
나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말자고,
그래도 계속 시도하고 있는 내가
조금은 괜찮다고 믿어보기로 했다.
커피 한 잔으로 위태롭게 버티는 하루,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또 한 모금 입에 머금는 오늘.
언젠가 커피 없이도 괜찮은 날이 오면 좋겠지만,
그게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아.
오늘은 이렇게라도 견디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