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끝난 다음 날은 몸이 무겁다.
머리는 아직 화요일이고
몸은 아직 침대에 남아 있는 것 같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괜히 또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어졌다.
요즘 유난히 그런 날이 많다.
지금 아니면 영영 못 바꿀 것 같은 조급함,
작심삼일이어도 괜찮으니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
그래서 오늘,
‘말해보카’를 다시 깔았다.
중얼거리듯 단어를 따라 말하고,
‘야나두 영어회화’를 듣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면
벌써 여러 번 시도했던 영어 공부다.
앱도 바꿔봤고, 교재도 바꿨지만
작심삼일이 반복됐다.
하지만 또 시작했다.
오늘은 그래도, 시작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었다.
‘어차피 또 그만둘 거면서’라는
습관적인 자기비판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지만
이번엔 거기에 물러서지 않기로 했다.
게으르지만,
지금까지 늘 다시 시작해 왔으니까.
나는 그런 사람이라는 걸,
오늘도 증명하고 있다.
이 작은 시작이 어디로 갈지는 모르지만,
오늘의 나는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