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은 여섯 번쯤 울렸다.
끄고, 다시 눌렀다가, 또 끄고.
그렇게 15분쯤 지나서야
비로소 이불을 걷어냈다.
아무리 누워 있어도
월요일은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일어나야 했다.
출근이라는 말은
늘 몸보다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든다.
세수도, 화장도 거의 자동으로 이뤄졌다.
기분은 여전히 주말에 있고
마음은 아직 눈을 뜨지 않았는데
몸은 출근 루틴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다.
지하철에 올라탔다.
일찍 탄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가득 찼다.
다들 말없이 서 있거나
잠든 듯 앉아 있거나,
묵묵히 회사로 끌려가고 있었다.
누구 하나 눈을 반짝이는 사람은 없었지만
모두가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그걸 보고 괜히 위로받았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단순한 안도감.
지금 나도 이 흐름에 합류한 것 같아
조금은 덜 외로웠다.
회사에 도착했고,
책상에 앉았고,
출근했다는 이유만으로 할 일들이 쌓여 있었다.
주말 동안 지워졌던 고민이
다시 눈앞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또 한 주가 시작됐다.
특별한 다짐은 없다.
그저 다시 지하철을 타고,
다시 자리에 앉고,
다시 하루를 살아낸다.
이번 주도 회사에 다닐 거고,
열심히 살 거고,
버티면서 지나갈 거다.
지금은 마음보다
몸이 먼저 출근한 상태지만,
언젠가는 따라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