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끄고 사는 연습
평생 아이를 뒤치다꺼리 하고 싶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나 없이는 살 수 없는 연약한 존재를
혼자서도 잘 사는 어른으로 키워내는
과정이라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가끔 우리는
보호자 역할에 심취한 나머지
아이가 직접 겪고 터득하고 자라날 기회를
충분히 주지 못한다.
실패할 기회를 주지 않고
시도하려는 의지를 꺾고
내가 아는 세상이 전부인 양
아이의 삶의 테두리를 친다.
늘 가르치려 드는 엄마는 잔소리꾼이 되지만
가급적 참견하지 않고,
실패를 허용하는 엄마는
스스로 터득하는 사람을 키운다고
누군가 말했다.
맞는 말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해 주고 싶을 때, 해 주지 않는 것'
떠먹이고 싶지만 그냥 두는 것.
넘어졌을 때 즉시 달려가지 않는 것,
신발 끈을 묶어주지 않는 것.
아이 짐을 대신 챙겨 등을 떠밀지 않는 것.
밀린 숙제 앞에서 낑낑댈 때 모른 척하는 것.
급한 성미를 못 이겨, 실패한 적도 많다.
그래도 노력은 했다.
자꾸 아이를 다그치고 짜증 내고
안달하는 나 자신이 싫어서
부단히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 스무 살, 열다섯 살이 된 두 아들.
여전히 엉성하고, 답답할 때가 있지만
내가 없어도 굶거나 엉망으로
살 것 같지는 않다.
밥, 빨래, 청소, 시간관리, 인간관계 ...
삶의 기술이 조금씩 늘어가는 게 보인다.
나의 신경 끄기 능력도
아이들 크는 속도에 맞춰
조금씩 발전하는 것 같다.
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