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가 처음이라면?
이제 막 요가를 시작하던 초보 수련생 시절, 뭣도 모르고 제주도로 요가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하루 종일 요가만 한다기보단 그저 숙소와 가까운 괜찮은 요가원에 원데이로 수업 참여를 해보는 정도.
그런데 제주도의 요가는 육지(?) 요가와 조금 많이 달랐다. 제주에 내려갈 때마다 들린 총 5군데의 요가원 중 뻣뻣한 내 몸이 따라갈 수 있는 요가원은 단 한 곳뿐이었다.
분명 초보도 가능하다고 쓰여있었던 것 같은데 시퀀스에는 전혀 초보를 고려한 흔적이 없었고, 몸을 어떻게 쓰라는 큐잉대신 자세 이름만 나열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내 몸을 환자처럼 취급하지 말라며 무리한 자세를 밀어붙이는 선생님도 계셨다. 억지로 시르사 파다를 만들어 (심지어 못하겠다고 소리쳤는데 도구로 붙잡고 안 내려줌) 요추에 강한 압력이 실려 하체 마비가 올 뻔한 기억도 강렬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개별 선생님에 대한 좋지 않은 후기 대신, 나에게 맞는 요가원을 선택하는 방법을 적어보려고 한다. 내가 했던 경험들은 아주 별로였지만 그 선생님들이 가진 장점도 분명 있을 테니까.
모든 글은 위와 같은 경험으로 다져진 데이터이기 때문에 언제나 그렇지만 주관이 잔뜩 들어있다는 점 참고해 주시기를.
가장 먼저, 요가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나의 몸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가는 게 좋다.
첫 번째로 평소에 갖고 있는 질병들 ex) 디스크, 비염, 알레르기, 생리증후군, 번아웃 등이 있다면 수업 전 선생님에게 꼭 말씀드린다. 그래야 상담도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수업 때 더 필요한 동작들을 추천받거나 몸에 좋지 않은 동작들이 나오면 미리미리 예방할 수도 있다. 아로마 오일을 쓰는 곳이라면 몸에 안 받는 향이 있을 수도 있으니, 그것도 스스로 잘 알아보거나 아로마에 대해 잘 아는 선생님인지 팩트체크를 하고 가자.
두 번째로 내가 뻣뻣한 편인지, 아니면 유연한 편인지도 살펴보자. 요가 수업 종류와, 수강권 기간을 고를 때 도움이 된다. 몸이 뻣뻣하면 모든 자세가 힘들기 때문에 어려운 난이도의 수업은 피하는 게 좋다ㅡ!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서 앉아만 있다가 나오는 수가 있음. 한 큐에 좋아질 거라는 마음보단 잘 안되더라도 천천히, 멀리 바라보며 꾸준히 해보는 게 좋다. 계절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근육이 풀리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을 움직여주어야 한다.
유연하다면 어떤 동작이든 모양은 만들 수 있지만 코어가 없어 오래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또는 힘쓰지 않아도 모양이 잘 나오니까 오히려 막~제끼다가 다치는 분들이 훨씬 !! 많음. '선생님이 신나서 더 과하게 시켰다'는 후기도 들었다. 이런 분들은 모양에 집중하기보단 힘의 방향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요가원 & 수업을 찾아보길.
프렌차이즈 or 개인
프렌차이즈가 아니더라도, 10~15인 이상 수련실에 들어갈 수 있다면 대규모라고 생각을 하는 편…ㅎㅎ
대규모 요가원의 경우엔 시설이 넓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다양한 선생님들과 다양한 요가 수업들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이 많고, 요가가 처음인 분들이라면 아무리 전에 상담을 했더라도 선생님이 일일이 신경써주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알고 가자. 수업과 회원들의 난이도가 나와 다르면, 할 수 있는 자세도 많이 없어서 수업이 많더라도 나와 맞는 수업의 개수는 적을 수 있다. 뒤에 작성할 내용이긴 한데, 이럴수록 나에게 맞는 난이도의 원데이클래스를 찾아 꼭 한 번 들어보고 결제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쩔 수 없이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것 같음…
소그룹의 경우 공간이 작고, 큰 수련원에 비하면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강사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혼자서 요가원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요가수업의 종류도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별로 없으므로 선생님의 1인당 케어인원이 줄어들면서 내 몸에 맞춘 수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인원이 적다 보니 선생님과의 유대감, 회원들끼리의 유대감도 형성되기가 쉽다. 운이 좋으면 회원들이 많이 없는 날엔 개인레슨이 되기도.
하타, 빈야사 , 아쉬탕가, 인요가, 플로우, 도구요가
하타
같은 자세를 30초~1분간 유지하는 수업
도구요가
하타요가에 + 도구의 도움을 받는 수업
빈야사
동작 사이사이에 반복되는 3가지 특정 자세가 있음.
움직임이 하타보다 많은 수업
아쉬탕가
모든 동작이 정해져 있는 수업.
다 하기까지 약 1시간 30분이 걸리고
체력이 가장 많이 쓰이는 수업.
인요가
이완이 되는 자세를 5분간 유지하는 수업.
플로우
모든 동작들을 쉬지 않고
이어서 움직이는 수업
난이도를 적을까 하다가 사람마다 어렵게 느끼는 지점이 달라서 제외했다.
나의 경우는 아쉬탕가가 가장 어려웠는데, 얼마 전 플로우도 해보니 그것두...어렵더라. 운동생리학적으로 보았을 때 속근이 많으면 빈야사나 플로우 등 움직임이 수월하고, 지근이 많으면 인요가, 하타 등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이 잘 맞는다고 하는데 근육의 체질에서도 개인차가 생기는 것 같다. 이것저것 경험해 본 뒤 내 몸에 맞는 난이도를 찾아서 하는 게 베스트!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으로 홍보 안 하는 곳을 찾는 게 더 힘든 세상. 심지어 감사하게도 유투부 영상까지 올려주는 선생님도 많다. 그래서 무작정 인테리어나 가까운 거리만 보고 등록하는 것보단 선생님을 살펴보고 가는 게 시행착오가 적다. (체험단 제외) 내돈내산 후기가 있다면 최대한 많이 읽어보는 것도 좋은데… 대부분 좋은 말만 써놓지ㅎ 맘에 안 들면 애초에 나처럼 후기를 안 쓰기 때문에 100% 믿기보다는 참고만 하기.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보았을 때
이런 곳은 한 번 더 고민해 보자.
- 찍힌 사진 속 회원들이 뒤로 과도하게 넘어가는 동작만 하고 있고, 그런 사진의 빈도수가 많을 경우
후굴은 분명 좋은 자세이지만... 초보가 하기에는 힘이 듦. 요가 초보라면 하체근육부터 키워야 함
- 글에 어려운 요가용어가 많아서 이해가 힘든 경우
좋은 선생님은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생님이다! 신비롭고 뭔가 있는 것 같은 분위기 조성에 속지 마시길. 진리를 말하는 단어는 매우 단순하며 요가는 전혀 신비롭지 않다.
- 선생님이 수련을 안 하는 경우
요가는 경험에 기반한 학문. 학교에서도 오래된 고인물 선생님들은 재미가 없는 것처럼, 요가를 수련하지 않는 선생님은 근육도 없고 에너지도 없다.
- 사계절 내내 보이차만 많이 마시는 곳...........
‘차’라는 성질 자체는 몸을 뜨겁고 건조하게 한다. 특히 보이차는 특성상 더욱.
많은 땀을 흘려서 건조해진 몸에 뜨겁고 건조한 차를 계속해서 들이부으면
어지럼증, 변비, 탈수증의 위험이 커진다. 명상을 하고 나서 마시는 거야 뭐 몸이
차가워진 상태일 테니까 괜찮은데. 보이차가 몸에 좋다고 그것만 고집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몸을 시원하게 해 주거나 좀 덜 건조한 차를 마시면 되잖아…
아무튼 빈혈이 있거나 말랐거나 몸이 평소에도
건조한 편이라 피부+입술+발뒤꿈치 갈라짐이 있거나
채식을 주로 하는 분이라면 더욱 피하시길.
이제 수업을 들어보자. 아래는 수업을 다 하고
체크해 보면 좋을 항목들을 적어보았다.
- 과한, 혹은 불필요한 터치는 없는가?
- 선생님이 나는 안 봐주고 본인 수련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 나와 비슷한 난이도를 가진 회원들이 그룹에 있는가?
(없다면 다른 수업도 들어보기!)
- 선생님의 수업 스타일이 나와 맞는가?
마지막으로 시퀀스가 괜찮은지 확인할 것.
* 괜찮은 시퀀스란?
몸풀기->서서히 힘쓰는 동작-> 피크포즈->
서서히 힘 빼는 동작->휴식 동작
*올바른 시퀀스를 했을 때?
통증 없음 , 통증이 있어도 뭔가 시원함. 근육통은 있으나 다음 하루에 지장이 갈 정도로 탈진되지 않음.
다음 날 빠른 피로 해소. 하고 나서 기분이 상쾌함. 사바아사나 하고 일어났는데 개운함.
좋은 선생님은 전국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계신다...
인스타도 블로그도 안하는 분들도 많이 계심.
팔로우 숫자와 유명세가 그 선생님의 실력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나와는 에너지가 맞지 않았지만, 누군가에겐 최고의 선생님일 수도 있으니
모든 후기를 맹신하진 말기ㅎㅎㅎ
고를 수 있는 정보의 선택지들을 꼼꼼히 살펴보신 후
(((부디 엄한 곳 가지 마시고)))
행복하고 건강한 요가 라이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