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어젯밤 남편이 갑자기 다 같이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을 하자고 제안했다. 크리스마스 계획이 따로 없었는데 뭔가 재미있는 이벤트가 될 것 같았다. 아이도 어른들이 주신 돈과 책 읽고 모아놓은 현금이 있으니 본인도 엄마 아빠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한다. 우리는 카드만 줘도 너무 고맙다고 했지만 엄마 아빠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다. 나는 “혼자 선물을 사러 가기 힘들 텐데 엄마 아빠가 같이 가면 깜짝 선물이 안되는데 어떡하지?” 하고 물었더니 아빠랑은 엄마 선물을 사고 엄마랑은 아빠 선물을 사면 된다고 한다. 그러곤 어젯밤에 아빠랑 엄마 선물을 골라서 인터넷으로 이미 주문했단다. 아이가 2만 원짜리 선물을 주문했다고 해서 기준 가격이 2만 원이 되었다. 나는 만원 이내에 다이소에서 살 수 있을 정도 선물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다.
당장 내일까지 사야 하니 마음이 급해져서 나는 아이 학교 보내고 서둘러 쇼핑몰에 왔다. 아이 꺼는 살게 많아서 고민하며 샀는데 2만 원으로 남편 선물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돌고 돌고 돌다가 무언가 발견하여 ‘앗, 이거다!’ 하고 샀는데 막상 사고 나니 남편이 좋아하진 않을 것 같다. 너무나 실용적인 선물을 산 것 같다. 돈을 좀 투자하면 남편이 좋아하는 걸 살 수 있겠지만 그럼 아이가 귀신같이 좋은 건 눈치채서 나도 저런 거 같고 싶다 할게 뻔하다. 남편이 좋아했으면 좋겠다. 꼭 필요해 보이는 걸 구매했다.
아이가 엄마 선물은 ‘이거’로 주문해달라고 남편에게 콕 집어 이야기했다고 한다. 어떤 걸 사면 엄마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을지 궁금하다. 내일 선물 오픈전까지 두근두근 설레는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