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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쉬지 않는 입

(feat. 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처럼)

by 레이지살롱


아이는 하루 종일 업된 기분으로 산다. 우리 아이만 그런 건지, 초등학생들은 다 그런 건지 알 수가 없다. 아기때도 '너는 뭐가 그리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게끔 항상 기분이 좋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 보이고 에너지가 넘치고 했다. 지금도 에너지가 넘치는 건 마찬가진데 엄마가 받아들여지는 게 달라진 것 같다.


아이 때 "사랑을 했다~우리가 만나~" IKON 노래를 잘 안 되는 발음으로 따라 부를 때는 "어머, 그런 노래도 알고 있어?", "가사는 어떻게 외웠지?" 신기해하고 봤는데, 요즘 "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처럼~" 이 노래를 하루 종일 부를 때는 내 머리가 돌아 버릴 것 같다. 숙제를 할 때도, 간식을 먹을 때도, 그림을 그릴 때도.. 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나 또한 요리를 하다가도, 무언가 하다가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다. "빙빙~ 돌아가는~" 사실 나도 이 노래를 좋아한다. 문제는 내가 힘들 때마다 이 노래가 찾아와 더 힘들게 하는 게 문제이다.


이 노래 때문에 아이가 종일 시끄러운 건 아니다. 아이는 물어보는 것도 많고, 하려고 하는 말도 많다. 생각해보면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것 같다. 그에 반해 엄마가 그만큼 아이에게 관심을 표현하지 못해 줘서 그런가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관심과 사랑을 하루 종일 받고 싶어 하니 그만큼 엄마가 못 따라 가는 건지, 아이가 항상 부족하다고 느껴서 엄마에게 보채는 것일까.


아이는 부모가 좋은 면만 들어내서 잘 키워 주면 그 부분을 발전시켜 더 성장하고 잘하는 아이가 된다고 한다. 밝고 씩씩한 아이의 그 면을 살려 줘야 하는데 매번 "조용히 좀 해줄래?"라고 이야기하는 엄마가 미안하기만 하다. 아이의 에너지에 비해 엄마의 에너비는 너무 떨어진다. 하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온전히 함께 하려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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