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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지살롱 Jun 09. 2022

엄마의 잔소리


나의 어린 시절 일하느라 바쁜 아빠 손에 컸기 때문에 잔소리하는 엄마라도 있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옆에서 보면  잘되라고 하는 소린데  듣기 싫을까란 생각도 했다. 엄마가  먹으라고 하면  먹으면 되고, 아침에 일어나라고 깨우면 깨서 학교 가면 되고, 추우니 잠바 입고 가라고 하면 입고 가면   같은데. 아마도 내가 직접 듣는 말이 아니라 그런 생각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들의 잔소리에 투덜대는 아이들을 보며 복에 겨운 소리라고 생각했다.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잔소리할 일들이 너무 많다.나의 아이도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나의 챙김과 걱정을 잔소리로 받아들이는것 같다. 엄마의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아이의 의식의 흐름을 엄마의 주파수에 맞추려고 하니 자꾸 잔소리가 나오는  같아서  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어제는 아이를 데리고 오며 놀이터에서부터  놀고 싶어 하는 아이와 집으로 가자고 하면서도 실랑이가 시작되었다. 아이는 집에 와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고, 빵도 먹고 싶은데 나는  저녁밥을 먹어야 하니 밥을 먼저 먹고라고 이야기한다. 아이 입장에서 엄마는 본인이 하고 싶은   안된다고 하는  같다.


요즘 제일 고민이 이 부분이었다. 엄마는 아이에게 나름의 최선을 하는데 아이에게 엄마는 안된다고만 하는 사람으로 느끼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이되었다. 그래서 말해주고 싶었다. '엄마는 네가 먹고 싶다는 거 다 해주고 싶고, 사고 싶은 거 다 사주고 싶고, 해달라는 거 다 해주고 싶어. 그런데 그렇게 되면 아마도 아이스크림, 사탕, 젤리만 먹고살고, 장난감만 갖고 있고, 놀이터에서 하루 종일 놀고.. 그렇게 매일 살 수는 없겠지? 엄마가 네가 원하는 데로 다 못해주는 거 이해해줘~'라고 이야기했더니 아이는 알았다고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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