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이노무 포켓몬!

by 레이지살롱

포켓몬 카드, 포켓몬 딱지에 이어 이번엔 포켓몬 빵이다. 유행한 지 꽤 되었지만 아이는 포켓몬빵을 모르고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는데 학교 친구들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들에게 띠부실을 얻어 오더니 그것의 존재가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엄마, 누구는 당근에서 포켓몬빵 샀데~', '엄마~ 유튜브에 누가 먹었는데 엄청 맛있데~'라고 이야기를 하더니 결국은 '아, 나도 하나만 먹어 보고 싶다', '엄마~ 우리도 당근에서 사면 안돼?' '딱하나 만~'이라며 조르기 시작했다.


당근을 검색해보니 개당 4000원의 가격이 형성되어있었다. 1500원짜리 빵을 두배 이상 주고 사는 것도 싫지만, 그 사람에게 채팅을 걸어서 그 동네까지 가서 사기엔 왠지 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며칠 전부터 조르는 아이에게 '기다려봐~ 언젠가 기회가 생기겠지'라고 이야기하고 맘 카페에 '포켓몬빵' 알람을 걸어놓았다. 가끔 어느 마트에 있다는 정보가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기다렸는데 우리 집 근처는 나오지 않았고, 어디 대형마트에서 줄 서고 있다는 후기만 올라올 뿐이었다.


그런데 며칠 전 배달앱에서 15000원 이상 무료 배달로 1인 한정 하나 구매할 수 있는 정보가 떴다. 오후 시간이었는데 재고가 있어서 라면과 생필품 같은걸 함께 주문했다. 어쩌면 15000원짜리 인질이긴 했지만 그래도 필요한 걸 살 수 있어서 이 정도까지는 한번 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놀이터에서 아이가 놀고 있다가 주문하고 '이제 집에 가자~'하고 데리고 가는데 안 가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집에 가면 좋은 게 있을 거야~'라고 했더니 순순히 따라 나왔다. 궁금해서 미칠 것 같은 아이에게 '포켓몬 빵이야~' 했더니 아이는 눈물을 흘리며 좋아했다. 어떤 선물을 줘도 눈물 흘리는 걸 본 적이 없었는데 포켓몬 빵 하나에 눈물이라니. 아이 딴엔 못 먹을 거라 생각했던 빵을 얻게 되어 너무나 감격스러웠다보다. 띠 부실을 뜯을 땐 '엄마가 먼저 뜯고 보여줘~'라며 눈을 감고 처음엔 보지도 않았다. 이렇게 설렐 일인가 싶지만 신나 하는 아이를 보니 기꺼이 장단을 맞춰 주었다. 마케팅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좋아하는 걸 보니 그런 게 다 무슨 상관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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