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다니면서 이런저런 사람들에 대한
면역력이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했다.
도라이 불변의 법칙이라고,
직장을 옮겨도 어딜 가도 그들은 존재했고,
어쩌면 누군가에겐 내가 그런 존재였을 수도 있다.
사람에게 상처받는 것에 지쳐서,
사람이 싫어져서 혼자이기를 택했는데,
나는 또 누군가에게 기대를 하고 상처받고
우울함에 갇힌 나날들을 보냈다.
이제는 이렇게 상처받는 내가 잘못인 걸까.
내 성격의 문제인 걸까.
왜 나는 그렇게 쉽게 털어내질 못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는 어쩌면 내가 그런 존재였을지도 모르는데
왜 혼자 힘들어하는 걸까.
하지만 다시 곱씹어 보아도 내가 받은 상처는 선명했고,
떠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또 기대하고 무너지는 내가 너무 싫다.
그렇게 겪고도 좋은 사람이 있을 거라 믿는 내가 너무 싫다.
그래서 나는 다시금 나의 방문을 조금 더 굳건하게
걸어 잠그기로 했다.
요즘 들어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읽었던 그 말이 계속 내 안을 맴돈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말을 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
벌써 올해가 두 달밖에 남지 않았고,
많은 변화가 있었던 올해의 끝에서
두 번 다시는 속지 않겠다고.
이제 내 마음의 철벽을 더 높이 쌓아 올려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