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으려고 시작한 건데
이제야 철퍼덕 바닥과 밀착한다.
나오는 건 깊은 한숨.
오늘 몇 번의 살기 위한 한숨을 깊게 쉬었던가.
한숨 뒤 다음 할 일을 해나간다.
3주간의 하루 11시간 근무.
안 그래도 안구건조증과 시작된 노안으로 불편한데 잠깐의 점심시간 외엔 모니터만 째려보고 클릭을 해야 하니 단순업무지만 중노동이 따로 없다.
주말 중 하루까지 반납하고 가야 했다.
그동안 3월 새 학기 증후군이 다시 세게 온 예민한 아이는 직접 저녁까지 차려 먹어야 해서 스트레스가 최고조를 찍었다.
힘든 걸 알지만 나도 생존의 늪을 헤매고 있어 여유가 없다.
역할이 버거워
출근길에 엄마집에 짐을 한가득 배달하고 그동안 다 먹지 않은 반찬 소재로 잔소리를 듣는다.
눈에 덮인 막 제거술로 아직 회복 중인 엄마 상태 체크하는데 담주 비행기 예약 미션을 받는다.
퇴근하면 아이의 학교 가기 싫다는 하소연에 밀려드는 수행평가 불만을 늘어놓는, 결국 열심히 했는데 망했다고 무너지는 모습을 본다.
거기에 배구하다가 매번 다친다.
이번에 발목.
약간 삐끗한 거 같은데 예민하니까.. 혹시 모를 골절에 엑스레이까지 찍었는데 깁스용 고정대만 덤터기 쓴 거 같기도 하고.
보호대는 차야겠다면서도 친구들과 배구연습은 나간다고 한다.
안 움직이고 한다나.
넌 그게 가능하니? 원하는 거 할 땐 괜찮고 아닐 땐 아프고.
이해가 되지 않아 답답함에 사로잡혀 구깃구깃해진 종이가 된 기분이다.
일, 딸역할, 엄마역할도 뒤죽박죽 엉망이다.
나를 다시 찾겠다며 시작한 일
그렇다.
50을 앞두고 이젠 나를 다시 찾아야겠다는 절박함에 뭐라도 해야겠어서 시작한 일.
포장을 벗기면 먹고살기 위함이었다.
어쩔 수 없이.
최저시급이라도 일을 배우는 거니까, 다시 일할 기회가 있는 것에 감사했는데...
약자의 매운맛을 다시 경험하고 있다.
최강 매운맛에 그마저 손에 잡혀있던 나까지 사라지는 걸 목격하고 있다.
이렇게 약한 존재였나.
이번엔 한탄의 한숨.
* 다시 일터로 돌아가 정신없는 상황을 풀어내기 위한 번외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