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학의 목적을 이루는 수단
대학원 행정실에서 2년 정도 경력도 쌓으면서 유학 준비도 틈틈이 했다.
계약직원으로 대학원 학술대회 운영과 홍보 담당 직원으로의 업무로
일반적인 행정 업무와는 또 다른 일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전공과는 다른 학과지만 모교에서 근무해서 환경이 익숙해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이벤트'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운영하는 과정이 적성에 잘 맞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벤트 기간 외에는 9-5 근무시간이 정말 좋은 조건이었다.
퇴근 후 학교 조사, 영어 시험공부도 충분히 할 수 있었고 많지는 않았지만 월급도 모으면서 유학 준비를 할 수 있어서 만족했다.
스포츠마케팅으로 전공 전환
경영학을 하면서 알게 된 '스포츠경영'을 통계학 대신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졌다.
모교 대학원 합격을 포기하고 해외 유학을 선택하는 시점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전공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은 도전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마침 2002년 월드컵으로 스포츠 마케팅의 실제 현장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으니까.
이제 스포츠산업이 주목받고 있으니 "이때가 기회다!", 내가 돋보일 기회!
스포츠경영, 스포츠마케팅 전공을 해서 새롭게 성장하는 시장에 먼저 진입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스포츠경영이 가장 앞선 미국과 영어권 국가인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에서 학교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당연히 미국은 이미 유명한 학교가 많았다.
하지만 학비가 비싸고 대학원 입학은 추가 시험까지 준비해야 해서 부담이 있었다.
미국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국에서 학교를 찾았다.
최종적으로 영국과 호주 중에서 고민을 했는데,
방학 없이 1년 과정인 영국, 방학 포함한 1.5년 과정인 호주 중에서 최종적으로 호주로 결정했다.
영어로 하는 수업을 따라가는 예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분명 반년은 헤맬 거야.
호주 내에서 스포츠마케팅 과정이 우수한 학교를 찾았고 시드니 UTS, 브리즈번 그리피스, 멜버른 디킨 중에서 최종적으로 시드니에 있는 UTS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학교 전체 평가가 좋았고 아무래도 첫 호주인데 시드니가 안정적일 것 같았다.
동생의 친구가 있어서 초반에 도움을 부탁할 수 있었던 장점도 컸다.
그다음은 IELTS 시험 준비
IELTS 영어 시험 준비를 할 수 있는 영어 학원이 많지도 않았지만 수강료라도 아껴서 유학비용에 보태려고 독학으로 준비했다.
목표가 명확하니 집중할 수 있었고, 목표가 있으니 퇴근 후 집중해서 준비할 수 있었다.
비싼 영어 시험 응시료에 한방에 끝내야 한다는 절실함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고, 학교에 지원하고 승인받으니 성취감이 정말 끝내줬다.
통계학과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대안으로 선택했던 2년 반 동안의 임시 취업과 유학.
그 목표를 이루고 사직서를 내고 드디어 떠나게 되니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남겨지는 것보다 떠나는 입장이 좋아지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일까.
인생 두 번째 퇴사는 성공의 표시였다.
해외유학의 꿈을 이룬 시간
호주에서의 2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자유롭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여행과는 또 다른 현지 생활.
공부하면서 혼자 살아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호주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호주 자체도 좋지만 내가 그곳에서 살아낸 시간들이 자산이 되고, 그때의 내가 대견스러워서 되돌아보는 것 같다.
초현실 같았던 호주 유학생활 이후의 현실
호주에 더 있고 싶어 박사과정도 도전했지만 여건 상 결국 한국에 돌아와 "스포츠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호주 생활을 마무리해야 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막연히 생각했던 스포츠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미래의 내 모습을 기대하며 귀국 전부터 채용공고를 찾아봤다.
공개적으로 나온 공고는 많지 않았다. 졸업을 하면 스포츠마케터로 승승장구할 것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걸 돌아오기 전부터 경험하고 있었다.
스포츠마케팅 회사 자체도 많지 않았고 대부분 인맥을 통해 추천을 받는 형태로 연결되어서,
국내에 네트워크가 없는 상태에서는 채용 기회가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대학원 근무 때 알게 된 교수님들께 소개를 부탁드리기도 하고, 다시 국내 대학원에 진학해야 하는 건지 고민도 많이 했었다.
동시에 전공 분야가 아닌 취업 지원도 해야 하면서 절박감이 커지고 스트레스로 아프기 시작하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다.
그러다 채용사이트에서 해외 유명 스포츠마케팅 대행사 한국지사 매니저 채용공고를 보게 되었다.
경력직 채용공고였지만 손해 볼 건 없다는 생각에 신입이지만 추후에 오픈되는 자리가 있으면 검토해 달라고 하면서 지원했다. 그런데 정말 기적처럼 공고가 나간 자리 말고 신입으로 충원하려는 자리에 지원해 보겠냐고 연락이 왔다.
면접 기회를 당연히 놓칠 수가 없어서 합격한 다른 회사 입사를 포기하고 면접을 봤다.
그렇게 해서 결국 취업 희망 1순위였던 유명 스포츠마케팅 대행사 한국지사에 입사했을 때는 정말 꿈이 이뤄진 기분이었다.
이제 진짜 나의 커리어가 시작되는 것이다, 뿌듯하고 신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