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린 lin May 08. 2024

업보는 반드시 돌아올까?

업보가 모든 상황에 적용되지 않는 이유

업보

노력한 행위가 그에 따른 결과를 가져오는 것


업보(karma)의 유래


카르마는 힌두교와 불교에서 나오는 개념으로, 행위의 결과가 다음 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것이다. 즉 선한 행위는 선한 결과를 가져오고 악한 행위는 악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개념은 인도 문화에서 영혼의 재탄생, 즉 전생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상황이 업보에 들어맞지 않는 이유


모든 일이 업보에 들어맞는 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군가에게 해를 끼친 사람은 그만큼의 합당한 대가를 치르고 착하고 성실한 사람에게는 그에 따른 보상(건강, 부, 무병장수 등)이 내려진다면 매우 공평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복잡하고 단순한 업보의 원리로 설명되지 않는다. 명확한 원인이 있는 일만 일어나지 않으며 때로는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없는 일들도 발생한다. 그래서 우리는 업보라는 틀에 모든 것을 맞추어 해석하는 것보다는 상황을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연, 운명, 천재지변 등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항상 발생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업보 반대론


왜 착한 사람에게는 안 좋은 일이 닥치고 나쁜 사람은 오히려 떵떵 거리며 잘 살까? 만약 신이 있다면 착한 사람에게는 복을, 나쁜 사람에게는 벌을 내리는 것이 합당한 일 아닐까?


이렇게 우리는 모든 일의 단면만 보고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그 일 속에는 숨겨진 내면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삶에 닥치는 갖가지 시련들이 세상이 온통 악이라서 나를 구렁텅이로 빠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위기를 발판 삼아 더 큰 사람이 되라는 사인일 수 있다. 모든 것은 내가 받아들이는 방식에 달려 있다. 부정적인 상황을 부정적으로 해석한다면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고, 그 속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찾고 더 나은 도약을 꿈꾼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업보에 시간차는 있어도 오차는 없다.


우리는 업보를 좀 더 장기적인 개념으로 볼 필요가 있다. 선한 일을 한다고 해서 즉각적인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며, 악한 일을 저지른다고 즉각적인 벌을 받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처벌이 오지 않을 수도 있고,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 노력이 헛되다고 여기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을 뿐이지, 노력한 행위에 대한 결과는 반드시 나타나며 그것은 특정 시간에만 귀속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결과는 변하지 않으며,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OJ심슨 사건


업보를 믿는 나 자신마저 그 믿음을 저버리게 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OJ 심슨 사건이다.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수많은 증거들을 조합해 봤을 때 OJ 심슨이 유력한 용의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지만, 재판 중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혈흔이 묻은 장갑을 직접 착용해 보며 자신의 손에 맞지 않음을 증명하고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의가 살아 있다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업보를 부정해 버릴 뻔한 나 자신을 발견할 정도로 쉽게 떨쳐버리기 힘들었던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였다.


이 사건을 재연한 TV 쇼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를 시청한 후 여운이 짙게 남았고, 재판 후 그의 행보를 알아보았다. 비록 무혐의로 빠져나왔지만, 그 후 절도나 갖가지 범죄로 인해 여러 번 교도소에 복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어쩌면 남은 삶 자체가 그에게는 업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 업보에 발목 잡힌 순간


사람은 대게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기보다는 일단 외부에서부터 찾는 경향이 있다. 남이 나에게 한 행동에 대해서는 쉽게 주목하지만, 내가 무심코 한 행동이 나에게 돌아올 때는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듯이 나 또한 이런저런 실수를 범할 때가 있다. 기분이나 태도에 따라 애꿎은 사람에게 부드럽지 않게 대하는 경우도 있고, 물질을 우선시하거나 순간에 판단력이 흐려져 신중하지 못한 결정을 내릴 때도 있다. 이러한 행동은 대게 예상과는 반대의 결과를 낳으며 시간이 지난 후에야 잘못을 깨닫고 후회할 때가 있다.




인생은 시행착오의 연속이듯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통해 반성하고 개선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또 주변사람들이나 미디어를 통해 업보가 실제로 작용하는 순간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도덕적인 삶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다.


업보를 믿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이 믿음이 나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준다면 그에 따른 단점은 딱히 없는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행복은 찾을 필요가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