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린 lin Jun 13. 2024

크리에이터, 돈도 안되는데 뭐 하러 할까?

열정을 꼭 직업으로 삼아야 할까?

취미로 시작한 브런치 스토리와 팟캐스트. 무언가에 강한 열정을 느껴본 것은 처음이라, 초반에는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다. 내가 즐거우면 되고, 내가 만족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조회수나 수입 등 숫자에 집착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에게 되묻는다. 이걸 왜 하고 있는지,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정말 취미 수준에 그치는 걸로 만족할 것인지.


초기 목표는 단순했다. 평소 생각이 많은 나는 여러 주제에 대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글로 적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것들을 혼자 간직하는 데에 그쳤지만, 이제는 세상에 널리 퍼뜨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하려는 마음이었다. 그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항상 마음속 한구석에는 이러한 창작 활동이 언젠가 큰 빛을 발해 부업이 아닌 현업으로 삼을 수 있기를 바라는 꿈도 있었다. 꿈은 크게 가질수록 좋으니까.


창작을 업으로 삼는 데에는 몇 가지 위험 요소가 따른다.


첫 번째는 독자들의 반응


내가 투자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땀의 가치는 흥행과 절대 비례하지 않는다. ‘이번 작품은 반응이 좋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예감으로 야심 차게 선보인 창작물이 조회수가 바닥을 찍으며 처참한 결과를 맞을 때도 있고, ‘이건 딱히 마음에 들지 않는데’라며 기대감 없이 내보낸 창작물이 예상외로 뜨거운 관심을 받을 때도 있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요소 투성이다.


두 번째는 떡상은 하늘의 별따기다.


누구나 소위 ‘대박’을 꿈꾸며 임할 것이다. 언젠가 내 작품이 빛을 발하겠지, 언젠가 그 진가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겠지, 하며 소위 도박판에 베팅을 거는 것과 다름없다. 천편일률적인 확률로 알고리즘의 채택을 받아 떡상하여 스타 작가, 스타 크리에이터로 위상을 떨칠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고 묻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본업으로 전환해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또, 그런 경지에 오르더라도 그것이 영원히 지속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끊임없이 독자들의 반응, 시대의 트렌드, 흐름을 읽으며 새로운 창작물을 선보여야 잊히지 않고 롱런할 수 있다.


열정을 직업으로 삼는 데에는 실력과 노력뿐만 아니라 도 함께 따라주어야 한다.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인터넷에서 이름을 널리 알린 사람들을 보면 특별한 재능이나 특기를 발견하기 어려움에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몇몇은 꾸준함을 바탕으로 한 길만 파다 보니 그 대가를 받는 사람도 있겠지만,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나거나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태어나는 등 오직 재능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렇다면 꼭 열정을 직업으로 삼아야만 성공한 삶일까?


열정이 내 수입의 원천이 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열정’이 아닌 ‘생계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온전히 좋아서 하는 일은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더라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그 힘듦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한 마디로, 딱히 잃을 것이 없기에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다.


사실, 내가 나의 보스가 된다는 것은 매일 불안감과 맞서 싸워야 하는 전쟁터에 내보내지는 것과 다름없다. 시키는 일만 잘 해내고 퇴근하는 순간 일에 관한 모든 것을 잊어버려도 되는 회사원과는 달리, A부터 Z까지 모두 내가 맡아서 기획해야 한다. 그에 따라 딸려오는 비판의 규모도 비교할 수 없이 커지며, 그것은 고스란히 나의 몫이 된다.


이래나 저래나 힘든 건 마찬가지다. 이 세상에 완벽한 직업은 없으며,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 직업도 없다.


그렇다고 이런 위험 요소들 앞에 지레 겁먹고 도전조차 망설일 필요는 없다.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이런저런 장단점을 다 따지다가도, 막상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다 보면 디폴트 모드로 돌아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 잊고 몰두하게 된다. 이것이 어떻게 보면 진정한 열정의 묘미이지 않나 싶다.

작가의 이전글 취미가 없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