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바람속의 늦가을
이병희
억새는 가을의 서정을 듬뿍 담아낸다
하얀 솜털 같은 꽃이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는 모습이 가을 산과 들판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늦더위가 가시고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면 억새의 계절이 시작되는 것은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산을 다니는 사람들은 10~11월에 절정을 이루며 무채색의 향연을 펼치는 은빛 춤사위에 가을 햇살과 구름, 바람의 흔들림을 기억하고 있다
산고수장(山高水長)’의 고장 전북 장수(長水)는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힌다고 한다
역시 그러함을 느낄수 있는 것은 도로에서도 느낄수 있었다
운무만이 내려앉은 산자락은 세상과 숨바꼭질하는 바람만이 친구인마냥, 마음마저 느리게 흐르는 곳이다
그 가운데 장수 장안산(長安山·해발 1237m)이 있다.
장안산 들머리는 ‘용이 춤을 춘다’는 무룡고개다. 백두대간에서 갈린 금남호남정맥이 영취산을 벗어나면서 제일 먼저 숨을 고르는 고개다. 무룡고개가 해발 900m여서 정상까지 고도 300여m만 올라가면 정상에 닿는다. 잘 정비된 등산로 곳곳에 야자 매트가 깔려 있어 ‘내내(長) 편안(安)’한 산이다. 무룡고개에서 정상까지는 편도 3.2㎞로 왕복 3~4시간 걸리는 최단코스이며, 모처럼 백두대간에 이어 고요속 비밀정원의 숨결을 따라 걷는 느낌을 받아본다
장안산의 명물은 산등에서 동쪽 능선으로 펼쳐진 광활한 억새밭이다.
들머리(무룡고개)에 마련된 무료 주차장에서 푹신하고 순탄한 길을 따라 30~40분쯤 오르면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면서 은빛 물결을 만날수 있는 장소이지만 시기를 맞추지 못해 억새는 만나지 못했지만 마음속에 은빛 바람이 여전히 춤추고 있다
그렇다 가을 산의 매력은 억새와 단풍의 매력이지만 . 억새가 마져 고개를 숙여 가을 산 길을 걷는 발걸음엔 여전히 바람에 흩날리는 은빛 억새의 고요함만이 그 자리를 채우고있음을 알수있었다.
억새피는 가을이 오면 마음 한켠은 은빛 물결을 꿈꾸고 있으며, 발걸음은 여전히 산을 따라 걷지만, 바람에 흩날리는 은빛 억새의 아름다움은 산길의 고요한 바람속에서 마음은만큼은 충분히 풍요로웠기에 봄꽃의 대향연이 펼쳐질 철쭉꽃이 필때 서둘러 배낭을 꾸려 훌훌 나서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