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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디 Sep 18. 2019

내 마음은 얼어있다

나는 요즘 내 마음이 얼음장같이 얼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엄마는 마음이 아주 따뜻한 분이시다. 어렸을 땐 몰랐는데 내가 나이가 들고 엄마를 여자라고 생각되는 순간부터 엄마의 성격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정말 정말 착하고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으시다. 요즘에도 전화하면 나는,, 엄마는 착하다는 말을 자주 드린다. 정작 본인은 잘 모르신다. 엄마는 당연하다는 듯이 따뜻한 마음을 성큼 내주신다. 엄마랑 전화 통화를 하면 대부분 내 이야기를 한다. 있었던 일, 속상한 일, 슬픈 일 등등,, 엄마랑 이야기하면 내 마음이 위로되고 차가웠던 내 마음이 따뜻해진다. 하지만 일시적이다. 엄마가 내 옆에 계속 있는 것이 아니니까,,


  20대에 만난 남자친구 중 기억에 남는 2명이 있다. 이 두 명 또한 엄마만큼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이 둘과 만날 때는 내 마음이 항상 따뜻하고 말랑말랑하였다. 이런 기운을 받아서 그런지 내가 다른 사람에게도 많이 베풀게 되더라. 나는 내가 냉정하고 마음이 차가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들을 만날 때 나는 사랑이 넘치는 사람으로 변하였다.


  그래서 나는 엄마와 두 남자친구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상대방의 따뜻한 마음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이 되고

얼어있는 마음을 눈 녹듯이 녹인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받은 따뜻한 마음으로 또 다른 사람에게 그 마음을 줄 수 있다는 것.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20대 때 다른 고민은 많았겠지만, 마음만큼은 항상 건강하였다.


  30대 중반을 달려가고 있는 지금, 내 마음은 얼어있다. 평일은 집-회사 무한 반복이고, 주말에도 사람들과 교감이 없다시피 한다. 연애도 없다. 연애하더라도 상대방이 마음이 차가운 사람들인지 아니면 나를 간 보고

따뜻한 마음을 안 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따뜻한 마음 전달이 되지 않았다.


  회사에는 직장동료가 많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가정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나에게 따뜻한 마음을 주지 않는다. 그 마음을 가정 챙기는 데에 쏟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일에 집중해야 하니까 더욱 나에게 성큼 내어줄 여유가 없다. 회사에서는 겉핥기씩 대화만 이어가는 중이다. 속 깊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나 스스로 내 마음이 좀 더 차가워진다는 것을 느꼈고 이대로면 정말 힘들 것 같아서 혼자 집에 있으면 안 되겠단 생각을 하였다. 내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어 최근에 대외 활동을 조금씩 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부터 따뜻한 마음을 먼저 전달해보자고 다짐도 해보았다. 분명 그 사람들 또한 나같이 마음이 얼어 있는 사람들이 있으리라,, 물론 마음이 얼어있는 내가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기란 좀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노력은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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