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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디 Sep 21. 2019

20대 초반 연애 vs 30대 연애

20대 초반 연애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3월, 대학교에 입학하였다. 모든 것이 새로운 대학교 생활을 좀 더 잘하기 위해 동아리 가입을 하였고, 동아리에서 나와 동갑인 한 아이를 만났다. 대학생이라도 1학년 때는 반이 있었고, 그 아이는 나와 같은 반이었다. 동아리도 같고 같은 반이라 서로 인사도 하고 다른 애들보다 가깝게 지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생활이 막 시작되어 하루하루가 정말 빠르게 지나가서 그 아이가 나를 좋아하는지도 몰랐다. 동아리 생활을 하면서 몇 번 부딪혔는데 하루는 밥을 먹자고 하였다. 학생 식당에서 밥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 아이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나 또한 점점 그 아이가 좋아졌다.


 나는 기숙사에 살고 그 아이는 원룸에서 자취했는데 그다지 거리가 멀지가 않았다. 하루는 대뜸 "잠시 나와. 나 지금 자전거 타고 기숙사로 가고 있어"라고 문자가 왔다. '응? 얘가 이 저녁에 왜 오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괜히 설렜다. 두근두근,, 기숙사에 큰 호수가 있었는데 이야기하면서 한 바퀴, 두 바퀴 걸었다. 그 아이랑 이야기하고 있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헤어지기가 싫었다. 찾아온 이유는,, 그냥 내가 보고 싶어서 다짜고짜 내가 있는 기숙사로 찾아온 것이다.


 이후 우리는 사귀었고 뚜벅이였지만 가고 싶은 곳은 많이 다녔다. 그리고 내가 다른 강의 때문에 멀리 있으면 자전거 타고 나를 데리러 왔다. 그러면 나는 그 자전거 타고 밥을 먹으러 갔다. 자전거 뒤에 한 사람 더 타면 자전거 운전자는 정말 힘든데, 나한테 힘들단 이야기를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모든 것이 행복하였고,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내가 발을 다쳐 깁스를 5주간 한 적이 있다. 그 아이는 아무 조건 없이 자전거로 내 강의 때 마다 나를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고, 나를 업어서 고층 강의실까지 데려다줬다. 그 아이 덕분에 무사히 좋은 성적으로 그 학기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 아이를 만나면서 나의 속마음과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가정사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 그런 이야기를 할 때면 나는 많이 울었는데 그 아이는 말없이 그냥 나를 꼭 안아주었다. 서로 막연한 우리의 미래에 대하여도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30대 연애


 모임에서 30대 후반인 사람을 만났다. 키도 크고 훤칠하고 직장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 사람은 모임의 운영진을 하고 있어 리더쉽도 있고 말투도 부드럽고 다정다감해서 남자나 여자 모두 그 사람을 괜찮게 보았다. 모임에서 밥 먹고 술을 먹으러 갈 때면 나를 잘 챙겨주었다. 처음엔 '괜찮은 사람이네, '라고만 생각했고 나와의 관계에 있어 더 멀리는 보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호감이 가기 시작하였다.


 모임에서 MT를 갔다. 물놀이도 하고 밥도 해 먹고 이야기도 하고 재미있게 놀았다. MT 때 그 사람은 나를 정말 많이 챙겨주었다. 내가 내기에 져서 설거지를 해야 했다. 설거지 준비를 하고 있으니 조용히 다가와서 그 사람이 설거지를 대신해 주었다. 주변 언니, 오빠들은 질투하였지만 나는 기분이 좋았다. 다정한 이런 모습을 보니 나 또한 좋아하는 마음이 더욱더 커졌고 어느 날 퇴근 후 우리 집 앞으로 찾아온 그 사람과 정식으로 만나기 시작하였다.


 여행도 많이 가고 재미난 데이트를 많이 했다. 둘 다 돈을 버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먹는 비용과 데이트 비용에는 걱정 없이 자유로웠다. 돈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고 데이트를 즐겼다. 사회생활 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공유하였다. 하지만 진정한 속마음과 우리의 미래, 개인적인 가정사 이야기는 잘 하지 않게 되더라. 나도 그랬지만 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람은 나이가 30대 후반이었기 때문에 결혼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데이트마다 '이 사람하고 결혼하면 어떨까,,? 난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란 생각을 많이 하였다. 1년을 만난 후 아니나 다를까 그 사람은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아,, 난 정말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난 아직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내 의사를 전달한 후 그 사람은 더이상 연락오지 않았다.




  20대 초반 때는 그 아이가 그냥 좋아서 만났었다. 이런저런 조건 없이 좋아했다. 그리고 그 아이 또한 아무런 조건 없이 나를 좋아해 주고 사랑해주었다. 학생이기 때문에 둘 다 데이트 비용이 넉넉하지 않았다. 둘 다 번듯한 차도 없었다. 하지만 자전거만 있으면 우리는 어디든지 갈 수 있었다. 그리고 튼튼한 두 다리로 가고 싶은 곳을 함께 갔고, 새로운 경험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 재미난 활동들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연애의 끝을 몰랐기 때문에 내 마음을 그 아이에게 다 주었다. 그리고 내 속마음을 그 아이에게 다 털어냈고 먼 미래에 대하여 서로 공유를 해서 관계가 돈독하였다. 강의 시간 빼고 매일 붙어 다녀서 서로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았다. 같이 있으면 마음이 따뜻하고 편했다. 어린 마음에 그 아이와 함께라면 어떤 역경이라도 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였다.


 30대 때는 보통 짧게 만나면 한달, 오래 만나면 1년 정도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 호감을 느껴서 만났는데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면 바로 정리를 하였다. 조건 (직장, 성격 등)이 맞지 않은 걸 이미 알아버린 이상 내 소중한 시간과 돈을 사용하기에 아깝기 때문이다. 연애 때 마다 이러한 일이 자주 반복되었다. 만나고 헤어짐이 비교적 짧다 보니 그 사람에게 내 마음의 일부만 주고 있었다. 그 사람과 언제 헤어질지 모르니까,, 헤어져도 상처받지 않을 마음의 양을 제외하고 내 마음을 주고 있었다. 속 깊은 이야기는 하지 않고 겉마음에 관한 생각만 이야기하였다. 그 사람 또한 마찬가지였다. 매번 만날 때 마다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될까? 이 사람과 결혼하면 어떨까?'를 생각하였다.


 30대 연애는 결혼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진정한 연애 하기가 비교적 어려웠다. 물론 30대 연애를 정말 잘하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결혼을 위한 연애이기 때문이다.


 20대 초반 때 연애를 다시 해보고 싶다.

나도 그 아이에게 마음을 많이 줄 수 있고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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