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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윤맘 Dec 14. 2015

나는 꽃이 좋다

사실은 꽃 주는 그대의 수줍은 손을.

나는 꽃이 좋다. 20대 초중반까지만해도 이렇게 좋아하진 않았던 거 같은데 20대 후반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꽃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꽃이 좋다. 꽃 사진도 좋고 꽃향도 좋고 꽃그림도 좋고 꽃이라면 뭔들.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가장 좋은 꽃은 꽃을 좋아한다는 내 말을 기억해두었다가 수줍게 내밀던 그의 그 손에 들린 꽃이 가장 좋았다.

꽃은 사실 그런 용도다. 상대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상대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는 그 관심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꽃이 좋다.

사실은 당신이 좋다.


(3년이 지난 후 읽으니, 감회가 새롭네. 사진 속 남자친구였던 그는 이제 남편이 된지 횟수로 5년째. 여전히 그는 꽃을 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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