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양다리
첫째와 둘째 사이 아슬아슬한 사랑
요즘 나는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바로 첫째 딸과 둘째 아들에게 말이다. 오른손으론 둘째를 안아주고 왼손으로는 첫째를 쓰담해주는 건 일상이고 첫째가 TV 보느라 정신이 없을 때를 이용해 둘째에게 사랑해 라며 뽀뽀를 쪽 한다.
늘 양다리가 평화로운 건 아니다. 엄마가 자기만 바라봐주길 원하는 첫째와 배가 고프거나 잠이 오는 둘째의 시간이 겹칠 때면 전쟁 전쟁 이런 전쟁이 없다. 재빠른 첫째는 내 품을 차지한 채 둘째가 못 오게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울기 밀기 엄마 가리기 등등. 7개월 둘째도 지지 않는다. 어떻게든 엄마 품 속으로 들어오려 누나를 밀고 팔을 뻗고 엄마 다리를 붙잡는다.
누구 하나 편을 들거나 한 명만 안아주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적당히 양손을 이용해 둘을 안아주거나 쓰다듬어줘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첫째가 싫다고 한다면 그때는 이제 온갖 회유와 핑계를 대야 한다.
"어머머 동생 응까 쌌나 봐 잠깐만~"
"동생 너무 운다. 그러다 병원 가면 안 되니까 엄마가 조금만 안아줄게"
안 통한다면 어쩔 수 없다.
"그럼 엄마가 동생 아기띠로 업을게. 너는 엄마가 안아주면 되지?"
이 말은 곧 내가 아기띠로 8 킬로그램 아들을 업고 15 킬로그램 딸은 안아준다는 의미이다.
도합 23 킬로그램이다. 하지만 양다리를 걸치려면 이 정도는 어쩔 수 없다. 기꺼이 둘을 안고 업는다. 둘 다 만족한다. 나도 힘들긴 해도 둘 나에게 사랑을 공평하게 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
21. 12. 20
엄마 내 옆에서 자야 해!라고 당부하는 첫째 옆에 가만히 누워있다가 잠든 걸 확인한 후 둘째 옆에 누운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