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문턱에서
내가 낙엽을 좋아하는 것은
질긴 맥의 연을 끊고
세상의 낮은 데로 향하는
그 자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봄의 자랑으로 태어나
여름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스스로 떠날 때를 아는
그 자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준비하는 새 생명을 위해
겸허히 자신의 자리를 비우는
그 자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자연의 모든 생물들은 계절에 순응해서 서로의 질서를 인정하며 살아간다.
유독 인간만이 그 질서에 순응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것 같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의식적으로 질서를 파괴하고 많은 부조리를 양산한다.
겨울의 문턱에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잘 아는 낙엽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워할 할 때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