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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호 Feb 16. 2019

편한 사람

편한 사람     



편한 사람은

잘 비우는 사람일 거야

비워내야 다른 이의 마음을 담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

그러니 항상 마음을 비워두겠지

채우려는 욕심과 용기 있게 싸우고 있겠지    

 

편한 사람은

맑은 거울 같은 사람일 거야

나를 있는 그대로의 나로 보이게 하는 사람

그러니 애쓰지 않아도 내 마음을  볼 수 있도록

입김을 ‘호호’ 불어 항상 맑게 닦아 내고 있겠지     


편한 사람은

굳은살의 가치를 아는 사람일 거야

손때 묻은 도구의 반들거림을 아는 사람

그러니 낡은 것이 지닌 고단함을 단박에 알아차리고

만날 때마다 작고 초라한 것에 마음 쓰고 있겠지     


이런 사람과는 실 같은 웃음에도 파동이 생기겠지

커다란 공명으로 마음에 와 닿겠지

낙엽도 꽃이 되겠지       

             



누구나 자신 주위에 편한 사람이 있으면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이 나를 위해 얼마나 자신을 비우려고 애쓰는지

그 배려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한다.

그 마음이 안타까워 시로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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