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봐달라고
산길에 나와 서서
실처럼 긴 목을 빼고
가느디 가는 다리로 꼿발을 딛고
스스로 흔들리는 싸리나무
보는 이 없자
입술을 콱 깨물어 버린다
누군가 나를 봐줄 사람이 없으면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으면
그것처럼 공허하고 외로운 게 있을까?
사람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으며 더욱 크게 성장하는 존재인 것 같다.
산에 오르다 흔한 싸리나무에도 눈 길 한번 주자.
보는 이 없어 스스로 입술을 깨물어 난 멍자국 같은 싸리꽃들이 애처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