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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호 Jul 06. 2019

싸리꽃

싸리꽃



좀 봐달라고

산길에 나와 서서

실처럼 긴 목을 빼고

가느디 가는 다리로 꼿발을 딛고

스스로 흔들리는 싸리나무

보는 이 없자

입술을 콱 깨물어 버린다 




누군가 나를 봐줄 사람이 없으면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으면

그것처럼 공허하고 외로운 게 있을까?

사람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으며 더욱 크게 성장하는 존재인 것 같다.


산에 오르다 흔한 싸리나무에도 눈 길 한번 주자.

보는 이 없어 스스로 입술을 깨물어 난 멍자국 같은 싸리꽃들이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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