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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관계와 소통>에 관하여

일 잘하기 위한 일과 삶의 균형점 찾기

by 이철재

책인감 책방지기가 들려주는 일과 삶에 관한 이야기(일과 삶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일 잘하기 위한 일과 삶의 균형점 찾기. 열네 번째 이야기. <관계와 소통>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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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습니다. 학교에서는 과 동기나 선후배 관계, 동아리 선후배, 교수와 조교와의 관계도 있고, 사회에서는 직장 동료, 멘토와 멘티 등의 관계, 타 부서나 협력사와의 관계도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인간에게서 관계에 따른 반응은 정해져 있지도 않고, 사람마다, 상황마다, 기분마다 다른 반응이 생길 수밖에 없죠.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내가 동료에게 하나를 제공했다고 해서 똑같은 하나가 나에게 오지도 않죠. 내가 후배, 신입사원에게 하나를 가르쳤다고 해서 그가 그 하나를 온전히 수행하는 것도 아니겠죠. 학교는 비교적 단순한 삶이 이어지는 데 비해, 회사 생활이나 사회생활은 그 복잡도가 커서, 반응을 예측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아, 남녀관계에서는 더 복잡할 수도 있겠네요.


회사 생활에서 관계와 소통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좋은 동료, 좋은 선배와 후배를 만날 수도 있지만, 잘 맞지 않는 동료를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회사에서 고려할 관계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회사 생활에서 팀과 타 팀과의 관계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회사에서 내가 속한 팀이나 부서는 정해져 있습니다. 타 팀은 내가 속한 팀과 경쟁 관계이기도 하고 협력 관계이기도 합니다. 회사 업무는 각 부문 간 경쟁과 협력으로 이루어집니다. 내가 경쟁에만 치우치다 보면 타 팀이 적으로 보일 것이고, 협력이란 관점에서 보면 동료이자 나를 후원하는 이들이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회사 경력이란 관점에서 보면 내가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회사 생활에 있어 관계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직장 내에서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팀 직원들과 함께할 수 있는 더 많은 자리가 있기를 바랍니다. 내가 속한 팀의 선배에게도 업무를 배우지만, 타 팀이나 협력 업체를 통해서도 업무를 배울 수 있습니다. 타 부서로부터 업무에 관련된 일을 배우기 위해서 전화로만 문의하기보다 가능하면 직접 찾아가서 업무에 대해 협의하고 배우는 것이 더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회사는 사람 간의 관계입니다. 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더 큰 노력을 기울이시기를 제안합니다.



회사에서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회사에서 소통이란 무엇일까요. 팀 내에서 직원 간의 소통, 타 팀과의 소통, 업무 지시에 따른 소통 등 여러 가지 유형의 소통이 있습니다. 이렇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말을 잘하거나 잘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은 대화 이전에 공감을 통해 좀 더 쉽게 소통하기도 합니다. 공감을 잘한다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이니 그것을 제외하면 말을 잘하거나 잘 듣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말한다는 것에서, 특히 비즈니스 문장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비즈니스 문장은 결론-설명-보완-제안의 순서로 하는 것입니다. 말하던지, 글을 쓰던지 비즈니스 문장은 결론 혹은 요점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중요한 요점과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고, 이에 관한 설명이나 보완, 제안 등을 이후에 이야기함으로써 효과적인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대화에서 내가 말하는 문장은 최대한 간결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즈니스 문장은 문학작품이 아닙니다. 시처럼 함축된 의미를 전하는 것이 아니고, 소설처럼 기승전결의 서사 구조로 설명하는 것도 아닙니다. 상세한 묘사를 통해 아름다운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의사 전달을 방해하거나 중요한 논지를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또한 쓸데없이 부연 설명을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중요한 말을 빠뜨리지 않아야 합니다.

비즈니스 대화에서 설득력을 가지려면 내가 하는 말에 논리성이 있거나, 구체적인 근거나, 사례를 통해 말하는 것도 좋습니다.


소통에서 또 하나 말을 잘 듣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팀장이든 타인이든지 그 사람이 얘기하는 말을 들을 때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들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왜 그 말을 하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말을 알아들었으면 제때 응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그냥 흘려듣기만 한다면 이는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녹음기만 틀어놓고 아무도 듣지 않는 것이 됩니다. 이는 대화가 아니죠. 저는 회사 시절에 가장 소통하지 못한 회의를 생각해 보면, 임원이나 팀장이 일방적으로 설파하는 회의였습니다. 상급자라고 해서 회의에서 일방적인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회의에 참석한 다른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은 회의라고 할 수 없습니다. 상급자라고 선배라고 옳은 것만은 아니니까요? 그렇게 하려면 회의할 필요 없이 지시 사항을 전달만 하면 될 테니까요.

저 또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후배의 주장이 내가 보기엔 미흡해 보이고 내 생각이 더 옳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그런 다른 의견 속에서 가능하면 내 의견과 후배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곤 했습니다. 한편으로 선배(임원, 팀장)의 의견엔 나름 논리를 더해 반박하기도 했는데요. 회의 중에는 가능하면 다양한 논의가 되길 바랐습니다. 다만 모두가 100% 납득하지는 못해도 최대한 회의 시간에 합의한 것에는 회사라는 거시적 기준에 맞추어 함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저도 토론과 논의에 익숙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상명하복 문화가 강했던 업무 환경은 저에게는 아쉬운 점이 많았으며, 서양식 토론과 논의 방식을 부러워할 뿐 저도 부족한 부분이 많았거든요. 그럼에도 저 나름대로 소통과 경청에 노력해 봅니다.


제가 읽었던 글에서 소통과 경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글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얘기를 들을 때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그 말을 하는지 알아듣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알아듣고 제때 응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 조정민 <사람이 인생이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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