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기 위한 일과 삶의 균형점 찾기
우리는 어릴 때 꿈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직업을 꿈꾸기도 하고, 특정한 인물처럼 되기도 꿈꾸기도 합니다. 요즘 유튜버를 꿈꾸거나 셀럽이 되기를 바라기도 하죠.
어릴 때와 달리 나이가 들어갈수록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릴 적에 막연하게 꿈꾸던 것들이 입시를 고치고, 대학에서 혹은 취업하면서 개인의 꿈은 점점 더 구체화하거나 조금씩 다가가야 하는 건 아닐까요?
특히 한 개인으로서 훌륭한 사람이 되거나, 셀럽, 유튜버가 되는 것도 좋지만, 직장이나 직업 혹은 내가 속한 분야에서 꿈꾸는 것은 어떤가요?
이번 시간에는 내가 가진 꿈에 관해 생각해 보는 시간입니다. 한 인간으로서 꿈과 내가 속한 직장이나 직업에서 꿈도 조금 더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개인적인 꿈을 갖고 있나요?
초중고를 거치며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고,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하고 있나요? 아니면 여러분이 지금 하는 일이, 여러분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하고 있는 일인가요? 혹은 여러분이 대학과 전공, 취업의 관문에서 꿈보다는 실력과 현실적인 상황에 맞추어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인간은 삶에서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이 있어서 현실을 만족스럽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현대 사람들은 복잡한 경쟁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현실은 어렵고, 힘든 일들로 가득하죠. 물론 취미생활을 통해 행복을 잘 찾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녹록지 않은 삶에 힘들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현실의 힘든 일들은 미래의 꿈과 희망이 있으면 보다 견디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래의 꿈과 희망이 없는 사람들에게 현실은 작은 어려움에도 짜증 나고 견디기 힘든 일들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꿈에 관한 저의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합니다. 제가 인생을 살면서 가장 인상 깊게 들은 꿈에 관한 이야기 중에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장면이 있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 강마에가 강건우에게 들려주는 꿈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입니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2008년 MBC에서 방영한, 꽤 오래된 드라마 속 장면이지만 저에게는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강마에 : 행복해?
고장 난 신호등 대신해서 허우적거리고 매연 냄새에 찌들어 가는 게 행복하냐구?
아~물론 인정해. 사람은 누구나 제각각 이어서 돈이 최고인 사람, 김치 한 조각에 밥만 먹어도 되는 사람, 그 돈 다 모아서 이디오피아 난민한테 보내놔야 다리 뻗고 자는 사람 다양하지. 옳고 그른 건 없어 자기가 제 따라 살 뿐이야. 그래서 넌 강건우는 니 가치에 따라 지금, 이 순간 행복하냐구? 하나만 물어보자, 지휘 배우고 싶다는 거?
강건우 : 배우고 싶었습니다.
강마에 : 근데?
강건우 : 꿈으로 그냥 놔둘 겁니다.
강마에 : 꿈? 그게 어떻게 니 꿈이야? 움직이질 않는데! 그건 별이지! 하늘에 떠 있는 가질 수도 시도조차 못 하는 쳐다만 봐야 하는 별, 누가 지금 황당무계 별나라 얘기하제?
니가 뭔가를 해야 할 거 아냐! 조금이라도 부딪히고, 애를 쓰고 하다못해 계획이라도 세워봐야 거기에 니 냄새든 색깔이든 발라지는 거 아냐. 그래야 니 꿈이다 말할 수 있는 거지 아무거나 갖다 붙이면 다니 꿈이야? 그렇게 쉬운 거면 의사 박사 변호사 판사 몽땅 다 갖다 니 꿈 하지 왜! 꿈을 이루라는 소리가 아냐, 꾸기라도 해보라는 거야.
사실 이런 얘기 다 필요 없어. 내가 무슨 상관있겠어. 평생 괴로워할 건 넌데! 난 이 정도밖에 안 되는 놈이구나. 꿈도 없구나. 꾸지도 못했구나. 삶에 잡아먹혔구나. 평생 살면서 니 머리나 쥐어뜯어봐, 죽기 직전이나 돼서야 지휘. 단말마의 비명 정도 지르고 죽던지 말던지!
베토벤 바이러스 이야기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지만,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마음에 느껴지는 바가 많았습니다. 특히 ‘움직이지 않는 꿈은 꿈이 아니다’라는 대사가 제게 많은 것을 들려주는 듯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많이 알려진 ‘존 고다드(John Goddard)’의 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존 고다드는 15세 때 기록한 127개의 꿈 중 111개를 달성했고, 그 후 그의 꿈은 500개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는 탐험가로서 우주여행도 다녀왔고, 아마존강 오지에도 다녀왔습니다)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출연한 영화 ‘버킷리스트’는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꿈에 관해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영화 버킷리스트(The Buchet List) :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개봉 : 2008.04.09
주연 : 책 니콜슨, 모건 프리먼
감독 : 로브 라이너
미국 침례교 목사이자 흑인해방운동가로 노벨평화상(1964년)을 수상한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의 ‘I have a dream!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연설은 내게 가슴 벅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인생 문장이자 연설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가 이런 꿈을 꾸는 것만이 정답은 아닙니다만 ‘나의 삶’에서 꿈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는 많은 시사점이 있습니다.
꿈을 단지 상상이나 몽상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꿈으로 갖고 있을 때 우리는 그 꿈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나의 꿈, 그리고 1년의 계획을 적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매년 연말에는 ‘나의 꿈 리스트’를 작성해 왔습니다. 전년 말이면 다음 해의 꿈 리스트 초안을 작성해서 다음 해 초에 꿈 리스트를 확정하곤 하는데, 대략 리스트로 관리하는 항목이 50개 정도 됩니다. 매년 꿈 리스트를 새롭게 작성하지는 않고, 기존 리스트에서 30% 정도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고, 30% 정도는 구체적 수치나 세부 내용을 수정합니다. 나머지는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꿈은 머릿속으로만 있어서는 달성하기 쉽지 않습니다. 꿈을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하나씩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을 작성하고 실천해 나가야 그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꿈을 적어 보길 바랍니다.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 더 들려드리겠습니다. 요즘, 미국 야구(메이저리그)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도류로 불리는 오타니의 투수와 타자 겸업은 그동안 불가능해 보였던 활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1년 아메리칸 리그 MVP 수상에 이어, 2022년도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이어갔죠. 2024년에는 어깨 수술로 타자로만 활약했음에도 최초의 50 홈런, 50 도루 달성으로 만장일치 MVP가 됐습니다. 오타니가 고교 1학년 때 세운 만다라트 목표를 아시나요. 저는 그걸 보고(2015년 오타니가 21살일 때 프리미어 리그에서 한국에 무실점 투구를 하면서 많이 알려졌는데 그때 오타니의 목표달성표[만다라트 목표 달성표]로 소개됐습니다) 정말 오타니는 어린 나이지만 실력뿐 아니라 배울 게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건강 만다라트 목표를 수립해 보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80개의 소 목표를 관리하는 만다라트를 소개합니다.
<오타니 쇼헤이가 하나마키히가시고교 1학년 때 세운 목표 달성표>
<2016년 작성한 ‘나의 목표 달성표’>
- 오타니의 만다라트 목표 달성표를 보고 만든 나의 목표 달성표
이처럼 나만의 목표 관리표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앞에서 ‘내 삶에서의 꿈’에 관해 얘기했습니다. 이번에는 직장에서(혹은 학교, 내가 속한 다른 삶에서) 꿈과 비전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직장이나, 하는 일에서 어떤 꿈과 비전을 갖고 있나요?
직장에 들어가서 진급을 통해 팀장이 되고, 임원이나 사장이 되고 싶지는 않나요? 혹은 영업, 기술, 회계 등 회사의 각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를 원하나요? 개인 사업에서 성공을 통해 돈을 벌거나 혹은 안정적인 사업으로 운영하기를 원하나요?
여러분이 어떤 회사에 다니거나, 공부를 지속하고 있던 그 분야에서 꿈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자기 자신만이 그 꿈을 꿀 수 있고, 그 꿈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시기에 다니고 있는 직장이나 하는 일에서 나만의 비전을 갖고 나만의 계획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에 다니거나 개인 사업을 하건, 하루 24시간 중 평균 8시간에서 10시간은 회사에서 보내게 됩니다(학생들은 더 많은 시간을 학교나 학원에서 보내지만). 출퇴근이나 등하교에 한 시간씩 더하면 10시간에서 12시간은 회사와 관련이 됩니다. 그런데 이는 하루 가처분 시간(잠자거나, 씻거나, 식사하고, 출퇴근하는 시간을 제외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시간)으로 세분하면 하루 중 60~80%는 회사나 학교에 관한 일에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이나 학교에서 꿈과 비전 없이 보낸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직장에서 꼭 성공이란 잣대로 꿈을 꾸란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꿈을 거창하게 꾸라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이왕이면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내게 보람 있는 일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직장 생활의 꿈과 비전을 생각해 보면, 처음 입사했을 때 5년 뒤, 10년 뒤, 20년 뒤의 모습이 어떤가를 먼저 생각했었습니다. 처음 직장에 취업했을 때는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몇 명의 선배들을 통해 나의 5년 뒤, 10년 뒤, 20년 뒤 모습을 그려보게 됐습니다. 직장 초에는 20년 뒤 내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선배나, 부장, 임원의 모습에서 찾기보다는 조금 짧은 5년, 10년 뒤 선배들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선배 중 내게 롤 모델이 될 만한 선배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같은 팀, 같은 부문의 사람들과는 비교적 잘 알지만 다른 부문의 선배들을 알기 위해 때로는 술자리나 사내 동아리 활동에서 만나며 선배들을 알아갔습니다.
그들 중 저에게 멘토로 생각되는 선배도 몇 명 있었습니다. 지금은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 저를 비롯한 회사에 남아있는 사람은 없지만요. 회사를 떠난 선배들과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가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직장에서 꿈과 비전을 갖기 위해 실질적인 멘토를 갖는 것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회사, 학교, 사회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은 각자가 개인적인 생각이나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르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직장은 물리적인 공간과 많은 시간을 통해 내게 많은 사람과의 관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직장 환경에서 나만의 생각만 고집하기보다 멘토나 선배(롤 모델이 될 수 있는)가 내게 길라잡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좋은 멘토를 찾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덧붙인다면 곡 내가 속한 팀이나 조직 내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부문의 사람들과 교류의 기회를 얻길 바랍니다. 내가 속해 있는 부문에 대해서만 아는 사람보다, 회사 전체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 시대입니다. 꼭 승진을 위한 것이 아니어도 조직 내에서 더 넓은 시야를 갖는다는 것은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저는 입사 후 5년 차까지는 회사 내에서 나의 멘토 혹은 롤모델로 생각한 선배가 3명 있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시야를 넓혀서 회사가 아닌 사회에서 본받고 싶은 어른들을 내 인생의 멘토로 삼았습니다. 예를 들면 내게는 시대의 어른으로서 멘토로 삼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고 법정 스님, 고 김수환 추기경, 고 이태석 신부, 그리고 김성근 감독(프로야구), 히딩크 감독(축구), 박칼린(음악감독), 김정운 교수(철학/심리학), 박웅현 디렉터(광고/인문학저자), 박경철(시골 의사, 저자), 오타니 쇼헤이(야구선수) 등이 나의 멘토이자 롤 모델입니다. 이들에 관해 책이나 기사 등을 통해 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배웠고, 또 따르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인생을 살면서 어떤 사람을 멘토로 삼고 싶나요?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고사성어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 :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_공자)란 말이 있습니다. 함께 근무하고 있는 선배들 혹은 후배들에게도 배울 기회가 많습니다. 본보기로 배울 수 있기도 하고, 혹은 반면교사로 배울 수 있기도 합니다.’
늘 주변을 둘러보며 나에게 배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