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기 위한 일과 삶의 균형점 찾기
저는 비교적 큰 규모의 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래서 조직에서 여러 팀을 경험하고, 직급이 올라가면서는 신입 사원을 비롯한 다양한 후배 직원을 만났습니다. 팀 동료로서, 후배로서 만났던 직원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점에서 근무할 때입니다. 해마다 신입사원이 들어오곤 했는데요. 한 사원은 학교와 전공은 생각나지 않지만, 영어나 중국어 실력도 뛰어나고(사실 국내 지점이라 외국어 실력이 당장 필요하지는 않지만), 일머리도 좋고, 말도 잘하는 사원이 입사했습니다. 그 친구는 1년 차 시절에는 해야 할 일도 빠르게 처리하는 것 같고, 부서장이나 거래처와의 관계도 좋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직원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 같지는 않고, 선배와의 관계에 비해 동료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지점에서는 각자 담당 지역과 거래처가 다르므로 일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진 못합니다. 그러나 그 직원은 일을 빨리하긴 하지만, 열심히 하는 것 같지는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일에서 배우고 성장하려는 마음이 없다 보니 3년 정도 지나서는 업무 역량이 거의 늘지 않아 보였습니다. 신입 사원일 때 일머리 좋았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더라고요. 일을 배우려 하기보다는 그냥 처리하는 정도로만 하니 실력이 늘지 않았습니다. 몇 년 지난 뒤에도 그 직원은 회사에 남아 있었지만 일을 잘하진 않고, 그냥 겉돌면서 일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또 다른 직원을 예로 들겠습니다. 경력으로 입사한 대리급 직원의 이야기입니다. 이 친구는 앞서 얘기한 직원과 달리, 빠릿빠릿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다소 우직한 이미지에 ‘아주’ 열심히 하는 친구입니다. 일찍 출근해서 늘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야근도 자주 하는데요. 특히 윗사람이 시킨 일을 정말로 열심히 하긴 합니다. 늘 뭔가를 배우려는 것처럼 묻기도 하고, 메모도 하고, 가방엔 서류를 가득 담아 들고 다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앞에서 열심히 배우는 것 같지만, 일 처리를 할 때면 결국 앞에서 얘기한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자기 고집대로(잘못된 방식으로) 일 처리를 한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지 생각해 보면, 앞에서는 일을 배우고, 협의하는 것처럼 하지만, 이를 자신의 행동으로 나타낼 때는 앞서 이야기한 것과는 별개로 실행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동료들과 문제와 갈등이 생기곤 했습니다. 일에서의 태도는 열심히 하는 것만은 아니겠죠.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도 키워야 하지만 타인인 직장 상사와 동료, 고객들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고 이를 자신의 업무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1인 가게로 동네책방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노원구에 있는 <일삶센터>라는 기관에서 지원사업을 통해 ‘일 체험’ 청년이 한 달에 40시간(3개월, 일주일에 10시간씩 일 체험)을 제 책방에서 일하며 멘토링을 받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8~10명 청년을 만났는데요. 저는 청년들에게 일 체험 경험이 좋은 멘토링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여러 가지 일 경험에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주곤 합니다. 일 체험 청년도 나이와 사회 경험에 따라 일을 배우려는 태도가 다릅니다. 단기 아르바이트처럼 시간만 때우려는 청년도 있고, 멘토링을 열심히 들으려는 청년도 있습니다. 열심히 들으려는 청년에게는 저도 더 많은 일 경험, 회사 경험을 이야기해 주려고 노력하는데요. 청년 중에는 군대 가기 전에 시간만 때우려는 친구도 있고, 일 경험 이야기를 들려줄 때마다 관심 없는 이야기라 잘 듣지 않는 것이 너무나 눈에 보이는 친구도 있습니다. 저 또한 굳이 배우려 하지 않는 청년에게 힘들게 멘토링을 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한편으로 갑갑하기도 하고, 안타깝거나, 때로는 화가 나기도 합니다.
왜 나는 힘들게 후배를 육성하려 하고, 또 왜 화가 나기도 하는 건가요? 아, 가끔은 내가 꼰대처럼 말하는 것은 아니냐고 생각도 하지만, ‘일 체험’에서는 제 경험을 들려주는 것이 제 역할이 맞다고 생각해서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러나 일 체험 멘토링이 일을 배우려는 사람과 회사를 정확하게 매칭하기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태도’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1) 몸의 동작이나 몸을 가누는 모양새, 2)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를 대하는 마음가짐. 또는 그 마음가짐이 드러난 자세, 3)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에 대해 취하는 입장’이라고 나옵니다.
이를 회사에서 바라보면, 태도란 ‘일이나 상황 따위에 대해 취하는 마음가짐과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18년간 회사에서 만난 다양한 선후배와 동료를 만나고, 자영업인 동네책방을 하면서는 일 체험 청년과 일하고, 다른 동네책방 운영자나 지역 활동가, 소상공인 등을 만나왔습니다.
직장을 비롯한 어느 곳에서 만나든지 함께 일하고 싶은 이는 ‘태도’가 좋은 사람으로 귀결됩니다.
물론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함께할 사람이 가졌으면 하는 능력은 다릅니다. 회사에서 직급이 올라가면 리더십도 있어야 하고, 자기 분야에 있어서 전문성이나, 포용력도 있어야 합니다. 신입사원을 비롯한 직급이 낮은 사원은 어떨까요? (신입) 사원은 기술이나 전문성은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이자 선배로서 후배인 (신입) 사원의 어떤 면에 눈길이 갈까요? 저는 한 가지만 꼽으리라고 하면 ‘일을 대하는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배우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배울 때 일에 관심을 두고, 배우려 하고,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신입 혹은 팀을 옮겨 새로 일을 배우는) 사원이 처음 일을 할 때 잘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미숙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을 대하는 태도가 좋은 사람은 일을 해 나가면서 조금이라도 실력이 느는 사람입니다. 사원 중에는 학벌, 스펙, 지식이 많고, 처음부터 빨리 배우는 사람도 있고, 조금 느리게 배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머리가 좋은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도 있습니다. 저도 일머리 좋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일 잘한다고 했던 후배는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려는 마음이 없이 일 역량이 정체되는 예도 많이 봤습니다. 처음엔 일 배우는 속도가 느려도 꾸준하게 배우려는 마음이 있고, 실제로 일 처리 능력이 조금이라도 느는 사원에게는 미래를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고, 더 잘해주려고 합니다.
저는 사람을 볼 때 초반에는 일을 잘 못하는 성실한 사람보다, 일을 잘하는 뺀질뺀질한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사람을 볼 때 현재의 모습만 보지는 않습니다. 미래의 모습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그 사람의 성실함과 뺀질뺀질함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판단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실함이 우둔함으로 변하지 말아야 합니다. 성실함이 그 사람을 조금이라도 향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뺀질뺀질함이 무책임함으로 연결되어서도 안 됩니다.
사람을 볼 때면 현재의 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1년 뒤, 3년 뒤, 5년 뒤의 미래를 봐야 합니다. 결국 그 사람이 보여주는 태도는 앞으로 그 사람이 보여줄 미래 모습을 담은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입니다.
어디에서 일하거나, 어떤 사람들과 만나도 태도가 좋은 사람은 늘 환영받을 수 있습니다. 타인(선배)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배우고), 관심을 두고(관찰하고),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는 사람은 어디서나 잘할 수 있습니다. 일하는 데 있어 어느 한 시점에 내가 가진 지식, 기술의 총량이 많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성장하지 않는 삶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 것처럼, 일에서도 마찬가지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태도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 아는 것도 필요합니다. 함께 일할 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승자의 강점은 타고난 출생, 높은 지능, 뛰어난 실력에 있지 않다. 승자의 강점은 소질이나 재능이 아닌 오직 태도에 있다. 태도는 성공의 기준이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태도이며, 실제로 해내는 것은 실력입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태도와 실력이 모두 필요합니다.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저는 태도를 꼽습니다. 태도가 좋으면 언젠가는 실력도 좋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