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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중간보고와 업무 체크 리스트>에 관하여

일 잘하기 위한 일과 삶의 균형점 찾기

by 이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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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기 위한 일과 삶의 균형점 찾기.

일곱 번째 이야기. <중간보고와 업무 체크 리스트>입니다.



먼저 중간보고에 관해서입니다


회사에서 일할 때나, 자영업으로 일할 때나, 늘 내가 하는 일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회사에서 일할 때면 내가 속한 팀에서 일을 하고, 프로그램이 행사를 진행하고, 연말이면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이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결과 보고와 피드백을 합니다. 자영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을 하면서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 계획을 세우고, 하루하루 실행과 정산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회사에서, 자영업에서 일을 데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좋은 기획을 하는가도 중요하고, 남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좋겠지요. 시스템을 잘 만들어서 직원들이 맡은 업무만 하면 전체가 잘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좋고, 프로그램이나 행사 진행이 물 흐르듯이 잘 흘러가게 만드는 것도 일을 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회사 일을 하든지 자기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이 마음먹은 대로 잘 흘러가지는 않겠죠. 진행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어떤 일은 잘 풀리지 않아서 말썽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매출 기여가 높은 대리점들을 초청해서 ‘우수대리점 포상식 및 정책 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다면 어떤 일들이 생길 수 있을까요? 가장 기여도가 높아서 꼭 참석해야 할 대리점 대표가 참석을 앞두고 못 온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혹은 올해 정책 발표에 앞서 사업계획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인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 지표가 바뀌면 어떻게 정책에 반영해야 할까요?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행사장 준비 업체 관리를 담당하던 직원에게서 업체에 문제가 생겨 일을 맡길 수가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할까요?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하든지 기간이 정해서 일하기 마련입니다. 특정한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행사 일정에 맞추어 준비하고, 당일에는 행사를 잘 진행하고, 행사를 마친 후에는 결과 보고와 피드백을 하게 됩니다. 자영업을 하더라도 매일 이루어지는 영업 활동이나 매출이 있고, 이를 주간, 월간, 분기, 년 단위로 매출을 달성하는 계획과 실적이 있습니다.


중간보고라면 일의 시작부터 종료 시점(행사 완료, 마감, 결과 보고 등)까지 진행하는 중간에 보고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의 특성이나 해당 업무에 따라 기간은 천차만별이겠지만, 일을 준비하기 시작한 후부터 필요에 따라 진행 상황을 중간보고해야 합니다. 물론 일이 너무나도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책임자와 담당자가 각자 일을 완벽하게 해서 중간보고 없이 바로 행사 진행과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일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일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데 있어 담당자, 팀장, 임원, 대표가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을 준비할 때면 담당자가 팀장에게, 팀장이 임원에게, 임원이 대표에게 중간중간에 보고하며 준비 사항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무에 있어 어떤 팀장은 담당자에게 처음부터 준비 사항을 자세하게 설명한 후에 진행하고 이를 잘 반영했는지 중간에 확인하며 진행하기도 합니다. 다른 팀장은 개략적인 방향만 설명한 후에 담당자가 1차로 보고서를 작성해 오면 이것저것 지시를 하며 수정하게 하며 이를 반복하는 팀장도 있습니다. 또 어떤 팀장은 담당자에게 작성하라 해놓고, 1차 보고서 작성해서 가져오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자신이 주도적으로 준비하며 담당자에게는 보조 일만 맡기기도 합니다. 이처럼 팀장의 업무 스타일에 따라 지시하는 방식이 다르기도 합니다.


반대로 담당자 입장에서 보면, 어떤 담당자는 팀장이 지시할 때 이야기한 것만 반영해서 보고서를 만들고, 수정을 지시하면 또 그것만 반영하는 수준으로만 일하는 담당자도 있고, 어떤 담당자는 팀장에게 중간보고하면 쓸데없는 것으로 지적하고 바꾸라 한다며 가능한 팀장이 요청하기 전까지는 보고서를 보여주지 않거나, 혹은 기한이 다 되어갈 때까지 천천히 작성하며 팀장의 수정 지시할 시간을 주지 않게 하려는 담당자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할까요? 이는 일을 잘하려는 마음보다 어쩔 수 없이 일한다는 마음에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물론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좋은 팀장과 팀원이 만나야 합니다만 그것은 내가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조금 바꿈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기도 합니다. 중간보고란 방법에 관해 조금 더 생각하는 것입니다.


일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 중간보고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것은 회사 생활의 경험이 쌓이면서 팀장과 팀원의 처지를 두루 경험하고, 많은 업무를 진행하면서 쌓인 노하우이기도 합니다.

특히 신입 사원과 일할 때면 더욱 중간보고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됩니다. 신입 사원은 업무가 익숙하지 않고, 업무를 배우는 속도가 늦는 경우도 많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업무 이해도가 낮다는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업무 경험이 적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팀장 혹은 선배 사원의 지시를 100% 알아듣고 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면 정해진 틀에 자료를 채우는 것은 쉽게 하지만, 종합적인 분석이나,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를 의견으로 내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팀장이나 선배 사원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려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신입)팀원은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중간보고를 통해 전체적인 보고 방향을 확인하고, 포함할 데이터나 요소를 점검하고, 보고서 논리의 사용할 내용을 팀장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는 팀장 의견을 반영하고, 혹은 작성 중에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을 추가하면서 최종 보고서에 담길 내용을 미리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팀장도 중간보고할 때마다 세세하게 지적하는 것보다는 먼저 전체적인 방향과 목적을 설명하고, 세부적인 내용은 진행하면서 보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팀장도 보고를 받는 임원이나 대표 입장에서 보고서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중간보고할 때 시 무조건 수정을 지시하는 것보다는 왜 이 보고가 중요한지, 혹은 좀 더 거시적인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설명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제가 사원이나 대리급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있습니다. 사실 저도 회사 시절에는 보고서를 작성하든 지시한 업무를 할 때든 중간보고하는 것을 꺼리기도 했습니다. 보고할 때 질책하며, 이것저것 수정하라는 게 너무 많고 짜증이 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어감이나 오타, 조사나 어미 사용 등 사소한 것들에 지적하고 너무 바꾸라 하면 정말로 팀장에게 보고하러 가기가 싫었습니다. 팀장이 부르기 전까지는 뭉그적거리며 보고를 회피하고 싶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경력이 쌓여가면서 중간보고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는 단지 업무를 빨리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팀장(혹은 선배)과 내가 서로 다른 생각으로 일을 지속하면 안 된다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에 관한 서로의 관점이 달라도 중간보고를 통해 서로의 방향을 빨리 정렬시키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꼭 완전한 정렬이 아니더라도 같은 방향을 보고 일을 하면 훨씬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내가 만난 팀장 중에는 내 의견에 귀 기울여주는 팀장도 있고, 자기주장만 하는 팀장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가능하면 내가 생각한 것을 정리해서 비교적 빨리 중간보고할 것을 권합니다. 처음에는 지적이 많아서 힘들기도 했고, 너무 다른 의견에 화가 날 때도 있었지만, 조금씩 그 지적이 설명되고 공유가 되어가면서 일을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팀장이나 선배가 내 이야기를 전혀 듣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기가 시킨 것만 하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시킨 것만 하면, 나는 성장할 수도 없고, 회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힘들더라도 의견을 나누고, 설명하거나 때로는 격렬한 토론을 통해 설득하기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선배라고 늘 옳지 않고, 후배라고 꼭 서투르지 않기에 조금 더 후배 이야기를 들어보고, 선배의 이야기에 조금 더 귀 기울여 보길 권합니다. 중간보고는 그런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지, 팀장(선배)의 지시를 강화하고, 단지 일의 진척 사항을 점검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일을 진행하는 데 과연 옳게 가고 있는지, 잘하고 있더라도 혹 다른 의견은 없는지 팀장(선배)과 팀원(후배)이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체크 리스트 관리하기


일을 하는 데 있어 체크 리스트란 어떤 것일까요? 업무를 시작할 때도, 중간 점검할 때도, 완료 여부를 점검할 때도 필요한 것이 체크 리스트입니다.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모든 것을 기억하려고 하지만, 기억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기도 하지만, 또한 기억을 편집하며 잘못된 기억을 만들기도 합니다.

일을 하는 데 있어 기억에 의존해서 진행 사항을 점검하는 것은 불완전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놓치거나 오류 기억으로 인해 위엄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의 진행을 점검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체크 리스트입니다. 일의 진행을 점검하는 데 있어 무엇을 체크해야 하는지 알아야겠죠? 점포 임차를 할 때는 주소, 위치, 방문객, 통행 인구, 중심 도로와 이면 도로의 위치, 보증금, 월세 등 다양한 요소를 점검해야 합니다. 행사를 진행할 때면, 공간, 무대, 동선, 참석자 리스트, 관객 현황, 좌석 현황 등 행사 진행에 관한 다양한 요소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렇게 일이나 행사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점검하는 것이 체크 리스트입니다.


체크리스트를 만든다는 것은 업무나 행사에 있어 필요한 요소를 잘 정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업무에 필요한 데이터는 무엇인지, 관계한 인력을 확인하고, 행사에 필요한 설비나 용품을 체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해야 할 업무와 담당자, 그리고 그 담당자가 해야 할 일을 체크 리스트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업무를 하는 데 있어, 일을 조금 더 체계화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을 체크 리스트로 만들고 다시 이를 업무 매뉴얼로 만드는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체크 리스트는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주기도 하고, 일에 있어 업무 분장과 직무 전결 그리고 업무 매뉴얼을 만드는 데 있어 기본이 되는 기초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간보고는 일을 하는 데 있어, 방향을 잘 설정하고 있는지, 진행 과정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해주는 방법이고, 체크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놓치지 않게 관리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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