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어와 구어체를 구별하지 못 하고 있던 나를 되돌아보다
내가 아는 실전 영어 자료는 영화가 전부였다. 뉴스나 연설문과는 달리 실전 영어를 익힐 수 있는 유일한 교재라고 생각했다. 구어와 구어체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그냥 다 같은 입말이라고 생각했다.
뉴스 인터뷰를 보면 사람들이 생각나는 대로 쭉쭉 말하고 밑에는 그 것을 정리해서 깔끔하게 자막으로 띄어 준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저런 말이 아니라 밑의 자막처럼 깔끔하게 말해야겠다고 늘 생각했다. 외국인과 실제로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고 내가 아는 실전 영어자료는 모두 영화처럼 깔끔하게 말하는 것 밖에 못 봤다. 그래서 저렇게 얘기하는 것은 잘 못 되었다고 생각했다.
구어와 구어체의 차이를 듣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것이 잘 못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서로 대화를 할 때 영화처럼 깔끔하게 말 하지 못한다. 하지만 난 그것을 보면서 저렇게 말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었다.
일상생활에서는 그렇게 말하는 게 당연한데 그것을 당연하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저렇게 얘기하지 말고 깔끔하게 정리해서 얘기하라는 말은 들어봤다. 하지만 filler와 함께 말을 왔다 갔다 하면서 저렇게 정리되지 않게 말해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생각해 보면 내 친구와 대화할 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내 멋대로 말한다. 정리되지 않은 어떨 때는 횡설수설 하면서 편하게 대화를 잘 한다. 하지만 교수님과의 대화처럼 어려운 자리에서는 말을 잘 만들어서 얘기하려고 한다. 그래서 대화가 끝나고 나면 기운이 쏙 빠진다. 나는 모든 자리에서 교수님과 얘기하는 것처럼 얘기하려 했었다. 그러니까 영어를 할 때마다 부담이 되었다.
당연한 사실을 당연하다고 인정한 것만으로도 말하는데 훨씬 편해졌다. 구어체가 아닌 구어로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이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힘이 잔뜩 들어가고 경직된 영어도 조금씩 풀어졌다. 당연한 것을 인정하고 편하게 얘기하는 연습을 조금 한 것 만 으로도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구어와 구어체의 차이
구어체와 구어는 같은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른 개념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구어체가 구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구어 : 구어란 글자 그대로 입으로 하는 말, 즉 일상적인 담화 자체를 의미한다.
구어체 : 구어체는 구어를 그대로 재현하려 한 문체를 뜻한다.
- 네이버 백과사전 -
간단하게 말해서 구어는 우리가 일상생활에 쓰는 말들입니다. 그리고 구어체는 그 말들을 잘 정리해 놓은 영화나 미드의 대본을 의미한다고 보면 됩니다. 더 자세히 풀어보죠. 뉴스 리포터가 지나가는 사람을 인터뷰 한다고 가정해 보세요. 더듬더듬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얘기하겠죠? 그 말을 구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밑에 자막으로 나와 있는 것이 구어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속의 배우들은 유창하고 막힘없이 말을 하지만 그들도 실상 생활에서는 그렇게 얘기하지 못 합니다. 배우들은 대본이 있고 수많은 NG와 편집 끝에 영화를 완성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 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나도 영어를 열심히 하면 저렇게 얘기하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매 번 완벽하게 말하려고 하면 더욱더 말하기가 힘들어 집니다.
그래서 구어와 구어체의 차이를 알고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